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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갑2

잃어버린 지갑을 내일이면 만난다 몇일전에 아버지의 손때가 묻은 지갑을 잃어버렸습니다. 저희 학교게시판에 이렇게 올렸지요. 저희 아버지께서 물려주신 소중한 지갑입니다. 주우신 분은 꼭 연락주세요 하지만 감감무소식이었지요. 그날 잃어버릴만한 장소를 뛰어다니며 뒤졌습니다. 환경을, 자유를, 1억짜리 자동차를, 500만원에 당첨된 복권을, 한 여자의 사랑을 잃어버린 것도 아닌데 사방팔방 돌아다니며 거친 숨을 몰아 쉬었습니다. 시간이 지나자 이내 평정을 되찾았지만, 가만히 생각할 수록 안타까웠습니다. 아버지께 고등학교때 물려받은 지갑을 7년동안 계속 쓰고 있었거든요. 아버지의 추억과, 아버지의 고뇌와, 아버지의 삶이... 지갑안에 담겨 늘 아버지 가슴 가까이 안주머니에 있었을 텐데 말이지요. 그 지갑안에서 만원짜리를 꺼내, 집에서 당신을 기다리.. 2010. 5. 19.
청춘에 대한 내 맘대로 200가지 정의 청춘은 먼지를 붙잡지만 우리가 그 소중함을 잘 모르는 코딱지 청춘은 따뜻한 입안에서 금방 녹아버리는 아이스크림 청춘은 따분한 강의실에서 펼쳐지는 큰 하품 청춘은 그녀의 꽃무니 블라우스 청춘은 지구를 도는 인공위성의 무료함 청춘은 비가오면 팔짝팔짝 뛰는 사람들 청춘은 갓 잡아올린 고등어의 싱싱함 청춘은 생애 첫 키스 청춘은 뉴턴의 사과처럼 영감을 주는 그 무엇 청춘은 아무도 앉지 않은 의자 청춘은 누군가가 잊어버린 지갑 청춘은 연인의 그림자 청춘은 벽에 박힌 녹슨 못 청춘은 핸드폰 액정화면속 내 사진 청춘은 책갈피 청춘은 책장위의 먼지 청춘은 눈물 한 방울 청춘은 1.5리터 우유 청춘은 젖소의 젖 청춘은 나갈똥 말똥 형광등 청춘은 아직 쏘아올리지 않은 우주선 청춘은 추락한느 새 청춘은 하늘위로 솟는 전투기.. 2010. 4.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