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목욕탕 오래된 모퉁이에서
아버지가 아들의 뒷모습을 어루만져주며
지난 날을 회상한다
장난감가게앞에서 뾰로뚱해진 얼굴로 돌아서던,
초등학교 입학식 날 키가 작아 맨뒷줄에 서 있던,
수능시험날 힘없이 문을 나서던,
어머니와 포옹하고 눈시울이 붉어진채로
입영열차에 오르던,
자식의 뒷모습에 대하여
아버지가 아들쪽으로 돌아서고
손길이 닿지 않는 곳에 자식의 다 큰 손이 놓인다
요새 밥은 잘 챙겨먹냐
예 그럼요하고 일부러 힘을 주어 말한다
내 수능성적표를 보시고 말없이 방으로 들어가시던,
군대가는날 내가 탄 기차가 역을 떠나고 나서야 돌아선,
그 아버지의 뒷모습을
한 손으로 쓸어내린다
그러다 아비 등에 있는 사마귀를 발견하곤
피식 웃는다
-4월 12일 새벽 문득 새우깡먹다가 아버지 생각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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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영역
군 제대 후 1년 후에 아빠가 돌아가셨는데, 34인 지금도 아빠라 부르고 싶어요.
군대 갈때도 상당히 안쓰러워하셨던 모습. 지금도 잊혀지지 않습니다.
좋은 글때문에 제가 우네요. ^^
저같은 경우 평소 아버지와 말이 없는데...
켄님덕분에 아버지라는 존재가 참 소중함을
새삼 느낍니다.
말없이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시니까요.
그래도 힘내시고 올겨울 감기조심하세요^^
정말 이야기 가득하네요. 또 제 필명에 이야기가 들어가서 그런지 더욱 더욱 눈이 갑니다. ^^
링크추가했습니다. 자주 놀러올게요~
아버지가 벌써 돌아가셔서 이런 느낌을 느낄수 없다는 게 안타깝습니다.
진짜 시간을 되돌려 아버지 돌아가시기 전에 하나라도 더 해드릴 걸 하는 마음이 여전하네요.
필명이 제 블로그와 비슷해서 저도 무척 신기했습니다.
시장골목을 다니시는 점도 참 특별해보였구요^^
반갑습니다 ㅎㅎ
저도 링크추가했어요~~!
초등학교 입학식 날 키가 작아 맨뒷줄에 서 있던,
수능시험날 힘없이 문을 나서던,
어머니와 포옹하고 눈시울이 붉어진채로
입영열차에 오르던,
자식의 뒷모습에 대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