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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연리뷰

우주비행사가 되기 위한 중요한 조건은 무엇일까?

by 이야기캐는광부 2011. 2.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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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여행. 듣기만 해도 설레는 단어다. 어렸을 때 누구나 한번쯤은 우주여행의 꿈을 키웠을 것이다. 언젠가 한번은 장래희망에 우주비행사라고 적어놓은 적도 있다. 우주비행사는 그만큼 멋져보였고, 국가적인 영웅이 되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이소연씨가 대한민국 최초의 우주비행사가 되었을 때도 진심으로 박수를 보냈던 기억이 난다.


갑자기 우주여행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이 한권의 책때문이다. 바로 마크 트라가 쓴 책<우주여행>.
우주비행사가 되기전의 준비과정에서부터 우주에서 벌어지는 실험까지 다양한 에피소드가 잘엮여 있다. 이 책을 읽고 느낀 점은 이것이다. '아 우주비행사가 되는 것도 쉽지 않고, 막상 되도 힘든 여정이 기다리고 있구나'이다.


우주비행사가 되기 위한 중요 항목은?

수천명의 우주비행사 지원자들에서 10명도 안되는 정예요원이 되기는 정말 하늘의 별따기다. 체력은 물론이거니와 전문과학지식에 기술까지 갖춰야 할 것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 그 중 우주비행사가 되기 위한 조건중 '우주비행사의 성격'이라는 항목이 흥미롭다. 우주비행사 선발위원회에서는 다음을 중요시 여긴다고 한다.

조종사,과학자, 또는 기술자로서 경험을 쌓았다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어려운 상황에 자주 봉착해도 여러 사람들과 공동생활을 할 수 있는 능력도 반드시 필요하다. 무엇보다 우주인은 팀의 협력자여야 하고 동시에 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수 있어야 한다.
- p23 -

독불장군이나 성격이 괴팍한 사람은 우주인으로서 부적격인 것이다. 지구에서나 지구밖에서 사람의 품성은 이렇게나 중요한 것이다. 만약 의사소통을 하려하지 않는 외고집 우주비행사들이 많다면 우주비행은 불행의 연속이지 않을까? 그 사람을 우주밖으로 내쫓을 수도 없으니 말이다.

또한 우주인 지원자격중에 매우 중요한 조건이 있는데, 그것은 전과기록이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궁극적으로 우주인은 언론의 관심을 끌 뿐 아니라 자국을 대표하게 된다. 특히 우주비행 초기에는 완벽한 평판이 필요했다.
-p24-

지구에서나 지구밖에서나 역시 전과기록은 없어야 한다. 지구밖을 한번 갔다오기만하면 우주비행사들은 스타가 된다. 그런 국가적인 영웅에게 전과가 있으면 참 곤란할 것이다. 국가이미지와 바로 직결되는 문제일테니 말이다.


그 밖에도 전문적인 과학지식, 비행기 조종경력(꼭 없어도 되지만), 기계를 다룰 수 있는 기술 등 항목은 여러가지다. 혹시나 나자신이 우주비행사가 될 수 있는 요건을 갖추었나하고 읽어내려갔지만 한숨만 나왔다. 대신 책을 읽으며 간접 체험을 하기로 했다. 러시아 우주비행사들이 우주로 떠나기 전에 치르는 의식(?)을 흥미롭게 읽으면서 말이다.

러시아 우주비행사들이 비행전 치루는 특별한 의식들

첫째, 러시아 우주비행사들은 우주비행전 이곳을 꼭 방문하는 의식을 치룬다.
러시아의 우주비행사인 유리가가린과 게르만 티토프가 세계최초로 우주여행을 떠나기 전날 밤을 보낸 통나무집이 바로 그곳이다.

▲ 바이코누르 우주기지에 있는 1961년 유리가가린이 우주비행 전날 밤 묵었던 곳

이 통나무집에는 가가린이 잤던 침대와 그의 유님폼과 구두가 전시되어 있다. 사진을 보면1960년대 우주인들의 생활이란 보면 참으로 소박하기 그지없음을 알 수 있다.


둘째, 러시아 우주비행사들은 발사장으로 향하는 버스에 타는데, 가다가 잠깐 내려서 버스바퀴에 소변을 보는 의식을 치룬다. 1961년 4월 유리 가가린이 버스에서 내려 버스 바퀴에다 소변을 본 이후로 똑같이 해 온 것이다.

▲ 러시아 우주탐사전통중에 버스바퀴에 소변누기가 있다. 나름 경건한(?) 의식이다.^^;

아마도 무사귀하을 바라는 그들만의 의식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그러면 여자 우주비행사들은 어떻게 할까? 그분들은 그 의식에서 예외라고 한다.


셋째, 발사체를 실은 기관차가 움직이는 레일위에 정부관료들이 동전을 올려놓는다. 로켓이 지나간 다음에 납작해졌는지 살표보기 위해서란다. 참 별의별 의식들이 다 있다. 그래도 이런 의식들이 행운을 가져다 준다니 무시하면 안된다.


넷째, 발사체가 발사준비를 하기위해 시끄러운 소리를 내며 연기를 뿜어 낼 때 악수하면 안된다. 악수를 하면 우주비행에 불운을 가져다 준다고 믿기 때문이란다. 이러다 우주비행사들이 노이로제에 걸리지 않을까? 정말 우주비행사가 되면 지켜야 될 것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 그러면 어떠하랴. 창공을 날라 우주의 품에 살포시 안기면 좋지 아니하랴!

미국 우주비행사들은 어떤 의식을 치루는지는 책을 통해 확인하시길 바란다. 여기서 다 알면 '책'에게 실례가 되니 말이다. 그래도 이 이야기는 빼놓을 수 없다. 달에 인류최초로 착륙한 닐 암스트롱의 근황. 지금쯤 할아버지가 되셨을텐데 뭐하며 살고 계실까?

닐 암스토롱은 지금 뭐하며 살고 계실까?

한번쯤 궁금했던 질문이다. 이 책은 친절하게도 닐암스토롱의 근황을 알려준다.
 
▲ 닐 암스토롱

그는 아폴로 11호를 타고 인류최초로 달에 착륙하고 지구로 돌아와서 항공공학 강의를 시작했다고 한다. 지방의 한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며 좀처럼 인터뷰도 하지 않고, 대중앞에 나오지도 않는다고 한다.

그렇다면 아쉽게도 두번째로 달을 밟았던 에드윈 엘더린은 뭐하며 살고 계실까? 그는 지구로 돌아온 후 술 등으로 방탕한 생활을 했지만, 새 화성 탐사계획에 관여하기도 하고, 여러 행사에 참가하며 살고 있다고 한다.

▲ 에드윈 앨더린

2002년엔 아폴로 우주선 달 탐사의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한 사람을 구타해 신문에 나기도 했다고 한다. 이 분 한 성격하시는 분이었나보다.


우주비행사는 때론 슬픈 직업이기도 하다

톡톡튀는 에피소드로 읽는 재미가 더해지는 책 <우주여행>. 그래도 이 구절을 읽다가는 눈시울이 붉혀졌다.우주에서 가족의 죽음소식을 듣는 우주비행사들도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딱 두번있었다고 한다. 첫번째는 일부러 그 소식을 알리지 않고, 지구로 귀한하고나서야 알려준 경우가 있었다.

▲ 지구를 바라보며 많은 우주비행사들이 향수병을 앓기도 한다

또 다른 우주인은 비행 중 소식을 들었다. 그는 슬픔에 잠겨 며칠 동안 제대로 일을 하지 못했다고 한다. 외롭고 쓸쓸한 우주공간에서 그 소식을 들은 그 우주비행사는 정말 슬펐을 것이다. 가족곁에 있어야 할 순간에, 그 곁을 지켜주지 못하는 괴로움은 당하지 않은 사람은 모를테니 말이다.

실제로 우주비행사들은 격리된 우주공간에서 생활하기 때문에 우울증에 걸리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비행사 개개인의 프라이버시상 명단을 공개하고 있지는 않다. 다만 우주에서 생활하면 아름다운 광경을 보기도 하겠지만, 심리적으로는 고독감이 밀려올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역시 우주비행사는 육체적으로나 심리적으로나 강인하지 않으면 할 수 없는 직업인 것 같다.

우주에서 결혼식을 올린 우주비행사 이야기

지구밖에서도 지구에서처럼 인간의 희로애락은 이어진다. 우주에서 들려오는 소식중에서 슬픈 것이 있으면 기쁜 소식도 있는 법이다.우주에서 결혼식을 올린 특별한 우주비행사도 있다고 하니 말이다. 그 주인공은 바로 러시아 우주인 유리 말렌첸코.

▲  미르 우주정거장에서 결혼식을 올린 유리 말렌첸코

그는 신부 예카테리나 드미트리예프와 TV화면으로 서로 얼굴을 보고 결혼식을 올렸다. 때는 2003년 9월 10일. 당시 신랑은 2,900킬로미터 이상의 속도로 지구를 돌고 있었고, 신부는 텍사스 주 클리어 레이크의 한 식당에 앉아 있었다. 텍사주에서는 이런 원거리 결혼이 법적으로 인정되기 때문에 놀라운 결혼식을 올릴 수 있었던 것이다.

주례의 지시로 신랑신부는 각자 결혼반지를 끼었다. 그나저나 신랑의 결혼반지는 출발전부터 지구에서 공수해온 것이었을까? 역시나 신랑의 반지는 결혼 얼마전에 우주화물선이 운반해주었다고 한다. 또 그날 우주정거장 동료 미국 우주인 에드워드 루가 키보드로 축가를 연주해주었다고 하니 참 로맨틱한 결혼식이 아닐 수 없다.

여기까지가 책 반절정도를 읽으며 인상깊었던 부분들이다. 그 이후의 이야기는 역시나 직접 책을 통해 만나보기를 권한다. 우주로 인간으로 보낸 역사도 알고보면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 유럽여성 최초로 국제 우주정거장을 방문하고 돌아온 클로디 하이네그르. 우주비행사들은 이렇게 무사히 귀한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렇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챌린저호와 컬럼비아호처럼 큰 사고를 당했던 비극도 있었고, 최초의 달착륙에 온 인류가 환호했던 순간도 있었다. 그때마다 우주비행사들은 결연한 의지로 임무를 완수했고, 지구로 돌아오 환상적인 이야기들을 들려주었다.


▲ 우주왕복선 컬럼비아호가 구름층을 지나 솟아오르고 있다. 나도 언젠가 저 안에 타고싶다.

많은 우주비행사들이 지금도 지구밖 우주에서 각종 임무를 수행하고 있을 것이다.

▲ 1993년 12월, 우주왕복선 사령관 딕 코베이가 케네디 우주센터에 안전착륙하며 손을 흔들어 보이고 있다.

그들의 노고에 정말 감사드린다.지구밖에서 지구의 아름다운 지평선을 보는 것이 그토록 아름답다고 하던데, 언젠가 볼 수 있기를 희망하며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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