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와 아들은 평소에 말을 많이 하지 않는다
아버지와 아들은 평소에 말을 많이 하지 않는다 대중목욕탕 오래된 모퉁이에서 아버지가 아들의 뒷모습을 어루만져주며 지난 날을 회상한다 장난감가게앞에서 뾰로뚱해진 얼굴로 돌아서던, 초등학교 입학식 날 키가 작아 맨뒷줄에 서 있던, 수능시험날 힘없이 문을 나서던, 어머니와 포옹하고 눈시울이 붉어진채로 입영열차에 오르던, 자식의 뒷모습에 대하여 아버지가 아들쪽으로 돌아서고 손길이 닿지 않는 곳에 자식의 다 큰 손이 놓인다 요새 밥은 잘 챙겨먹냐 예 그럼요하고 일부러 힘을 주어 말한다 내 수능성적표를 보시고 말없이 방으로 들어가시던, 군대가는날 내가 탄 기차가 역을 떠나고 나서야 돌아선, 그 아버지의 뒷모습을 한 손으로 쓸어내린다 그러다 아비 등에 있는 사마귀를 발견하곤 피식 웃는다 -4월 12일 새벽 문득 새우..
스토리텔링연구/창작노트
2010. 1. 23. 14: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