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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16

2018 독서노트(124) 고향 생각 날 때 펼친다... 백석의 시 '고향' 타지생활이 힘들고 지칠때면,타지생활이 외롭고, 고향이 생각난다면,타지생활을 하면서 가족이 떠오른다면,나는 어김없이 백석의 시을 펼친다. 2018. 10. 14.
2018 독서노트(55)나는 고딩아빠다, 정덕재 시집 이 시집을 침대에서 읽다가 재미있어서 킥킥킥 웃었다. 고딩시절 추억과 아빠의 모습을 동시에 떠올리게하는 시집이었다. 정덕재 시인이 새 시집를 냈다. 지금은 대학생인 아들의 고딩시절 이야기와 함께 시인이 아들과 나눴던 대화들이 유머스럽고 유쾌한 시로 재탄생했다. 아빠가 시인이라면 어떤 느낌일까. 매일 시적 표현과 운율을 갖춘 잔소리를 들을 수 있을까.^^; 적어도 시 한편의 주인공이 되는 영광은 누릴 수 있을 것 같다. 아들의 입장에서 시인인 아빠가 자신의 고딩시절이야기를 시로 써준다는 건 특별한 경험일 것 같다. 나는 아버지가 잔소리를 할 때마다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보냈다. 만약 아버지가 잔소리를 한편의 시를 써주셨으면 곱씹어서 읽어봤을텐데 말이다. 시인의 아들은 아버지가 쓰는 자신의 고딩시절 이.. 2018. 3. 25.
2018 독서노트(32)아, 입이 없는 것들 이성복 시집. 아, 날마다 상여도 없이, 훌훌 떠나는 오늘이여. 뒤돌아보는 순간 소금기둥으로 변하지 않고, '후회'만 차가운 바람으로 휘몰아치네. 57날마다 상여도 없이 / 이성복 저놈의 꽃들 또 피었네먼저 핀 꽃들 지기 시작하네나는 피는 꽃 안 보려고해 뜨기 전에 집 나가고,해 지기 전엔 안 돌아오는데,나는 죽는 꼴 보기 싫어개도 금붕어도 안 키우는데,나는 활짝 핀 저 꽃들 싫어저 꽃들 지는 꼴 정말 못 보겠네날마다 부고도 없이 떠나는 꽃들,날마다 상여도 없이 떠나가는 꽃들 2018. 2. 13.
2018 독서노트(15) 서른, 잔치는 끝났다 이렇게 와닿는 제목이 있을까. 최영미 시인의 시집. 나는 잔치가 끝난 줄 모르고 있었다. 시을 어디서 많이 봤다했더니 작가의 시였다. 자취하면서 순대국밥을 즐겨먹는 나는 이 시에 격하게 공감했지. 시인은 시를 쓰는 게 아니라. 시를 정성껏 차려준다. 우리들에게 풍성한 음식이 가득한 밥상인냥. 그걸 받아든 나는 고시원 방바닥에 앉아 찬밥을 캄캄한 목구멍으로 밀어넣을 때처럼 울컥하며 시를 삼킨다. 뜨거운 순대국밥을 먹어본 사람은 알지혼자라는 건실비집 식탁에 둘러앉은 굶주린 사내들과 눈을 마주치지않고 식사를 끝내는 것만큼 힘든 노동이지 고개숙이고순대국밥을 먹어본 사람은 알지들키지 않게 고독을 넘기는 법을소리를 내면 안돼수저를 떨어뜨려도 안돼 서둘러순대국밥을 먹어본 사람은 알지허기질수록 달래가며 삼켜야 해체하지.. 2018. 1. 11.
2017 독서노트(53)소설가 박범신이 쓰는 시, 자기안의 시인을 깨우라 작가 박범신은 '자기안의 시인'을 깨우며 살라고 말한다. 자기안의 시인을 억압하지 말라고 이야기한다. 소설가인 당신도 그렇게 하고 있다고. 자신의 시가 시인이 볼 때는 아마추어로 보일거라고. 그럼에도 가끔 시를 쓴다고. 18일 금강길 걷기(충남문화재단 개최) 논산 종주 프로그램 중 박범신 인문학콘서트가 진행됐다. 종주팀들과 탑정호와 솔바람길을 거닐은 작가는 자신의 집필관에서 시를 직접 낭독했다. 작가가 쓴 시, '밀물'과 '사는거'를 들으며 이런 생각이 들었다. '밀물'은 나 자신을 비슷한 나이대의 다른 이들과 비교하면서 목표를 이루고자 조바심을 내고 있는, 그러나 뒤쳐져 있는 듯한 나의 모습을 돌아보게 했다. 봄꽃으로 피려고 서두르는 건 아닌지, 봄꽃으로 피지 못한다고해서 너무 실망하거나 의기소침해지는.. 2017. 9. 18.
2017 독서노트(36)시인 박재삼의 추억에서 내가 초딩이던 시절부터 통닭가게를 운영하시던 부모님 생각이 났다. 시인 박재삼의 시를 한 편 옮겨 본다. 추억에서1 진주장터 생어물전에는바다 밑이 깔리는 해 다 진 어스름을, 울 엄매의 장사 끝에 남은 고기 몇 마리의빛 발하는 눈깔들이 속절없이은전만큼 손 안 닿는 한이던가울 엄매야 울 엄매, 별밭은 또 그리 멀리우리 오누이의 머리 맞댄 골방 안 되어손 시리게 떨던가 손 시리게 떨던가, 진주 남강 맑다 해도오명 가명신새벽이나 밤빛에 보는 것을,울 엄매의 마음은 어떠했을꼬,달빛 받은 옹기전의 옹기들같이말없이 글썽이고 반짝이던 것인가. 2017. 4. 23.
백석의 시 '고향', 나의 고향은 김치통을 열면... 백석의 시 '고향'을 좋아한다. 손목을 이유없이 어루만져 보았다. 맥박이 뛰는 자리에서 고향의 숨소리를 엿 듣기도 했다. 옛날 고향집에서 키우던 개의 이마가 만져지는듯도 했다. '손길은 따스하고 부드러워 고향도 아버지도 아버지의 친구도 다 있었다.' 넌즛이 웃게 되는 구절이다. 먼데 산을 보고싶어지고, 고향의 넉넉한 들판이 떠오르기도 하더라. 나의 고향은 냉장고속 김치통 안에 있다. 어머니가 맨손으로 김치를 담그시고, 뒤적거리고, 양념을 묻히고, 아들 생각을 했을 터이다. 김치통 뚜껑을 열면 고향집 거실 천장이 열렸으면 좋겠다. 그안에 배를 반쯤 드러내고 TV를 보고 있는 아버지. 곁눈질하며 이 인간, 이 인간을 찾기 직전의 오마니. 아무렇게나 널브러진 양말, 팬티. 그 모든 풍경이 보였으면 좋겠다. 김.. 2016. 1. 21.
고은 시인 순간의 꽃과 나의 순간의 꽃 고은시인의 작은 시편을 모아놓은 시집을 읽었다. 짧은 시편이지만 시너머에 함축하고 있는 풍경은 깊고 넓었다. 엄마는 곤히 잠들고아기 혼자서밤 기차 가는 소리 듣는다 시집의 첫 장에 실려있는 시다.이 세 줄만으로도 그 풍경이 머리속에 충분히 그려진다. 고요하면서도 유리창에 아기의 큰 눈망울이 꿈뻑이는 모습이 상상된다. 어머니는 고개를 한쪽으로 기운 채 침을 살짝 흘리며 잠들고 있지 않을까하는. 모든 것을 말하지 않지만 그 순간의 거의 모든 것을 함축하고 있는 시편이다. 유능한 낚시꾼이 물고기를 확확 낚아채듯, 순간의 풍경을 확확 잡아채는 시인의 솜씨는 탁월했다. 내려갈 때 보았네올라갈 때 보지 못한그 꽃 이게 누구의 시인지 그동안 계속 찾고 있었다. 고은의 시였다니! 무척 반가웠다. 정상에 급히 올라가느라.. 2012. 9. 13.
김용택시인과 도법스님, 삶을 말하다 옹달샘을 물끄러미 들여다보고 있는 듯한 책이다. 하늘과 구름이 비치고, '삶의 지혜' 들이 꽃잎 처럼 둥둥 떠나니고 있을법한 책이다. 두 손으로 맑은 지혜들을 건져올리고 싶다. 가슴으로 들이 붓고 싶다. 책는 그런 책이다. 정용선님이 도법스님과 김용택 시인을 석달에 걸쳐 여덟번 인터뷰한 책. 오늘도 역시나 방에서 뒹굴며 이 책을 읽었다. 누워서 읽기에는 좀 버릇없는 것 같아 중간 중간 정좌세를 하고 읽었다. 그래도 방이라는 편안한 공간때문에 또 다시 기대어 읽었다. 평소 좋아하는 김용택 시인과 도법스님의 삶이야기인지라 심장이 간질간질하니 행복했다. 섬진강 시인 김용택 첫째 마당 '자연속에서, 공동체 속에서'에서 김시인이 먼저 삶의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시인이라면 으레 청소년시절 책도 많이 읽고 공부도 잘.. 2012. 4.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