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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불

2017 독서노트(48)다시, 혼불 "마음이 헛헛하면 혼불을 찾는다." 그네는 이제 아주 안 보이게 된 액막이 연이 어째서인지 자신의 몸만 같아서, 마치 저수지에 몸을 던진 인월 아짐처럼, 밤하늘의 복판 아찔한 수심속으로 깊이 빠져 잠겨들고 있는 것이 역력히 느껴졌다.명주실.이미 그네를 지상으로 잡아당길 명주실은 연 자새에서 다 풀리어 무엇에도 제 가닥을 걸어 볼 길 없이, 머리카락 한 올처럼 시르르 허공에 떠오르며 이윽고 흔적을 감추어 버렸다.무슨 액을 막으려 어머니와 아버지는 이 달 뜬 밤, 연을 띄우셨을까.강실이는 한숨을 삼킨다.한숨도 서걱서걱 얼어 있다.시리다.-제6권 85쪽- 부모와 자식은 한 나무의 뿌리와 가지여서, 우연히 어쩌다 태어난 것이 아니라, 조상의 염원이 어리고 세세생생의 인연이 지중하여 한 핏줄로 난다 하며, 설령 ..
2017 독서노트(14) 최명희 혼불 문학관, 그리움의 무늬 "언어는 정신의 지문이요, 모국어는 모국의 혼이기 때문에 저는 제가 오랜 세월 써오고 있는 혼불에다가 시대의 물살에 떠내려가는 쭉정이가 아니라 진정한 불빛 같은 알맹이를 담고 있는 말의 씨를 심고 싶었습니다." 작가 최명희는 말했다. 고등학교때 최명희의 을 처음 집어들었다. 그 때는 문장의 뜻을 헤아리기 어려워 1권을 다 읽지 못했다. 세월이 흐른 후 혼불을 다시 읽고나서 그 숭고한 예술 정신에 엎드려 절을 드리고픈 심정이었다. 우리말이 이토록 슬프고 아름다웠던가. 모국어의 혼불이 가슴을 뜨겁게 달궜다. 전주한옥마을 옆에 위치한 최명희 문학관을 찾았다. 작가의 인생이 원고지에 연필로 꾹꾹 눌러쓴 글귀처럼 새겨져 있다. 작가가 기전여고 3학년에 재학중이던 썼던 수필 . 1965년 전국남녀고교 문예콩쿠르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