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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3

강제윤시인 산문집, 자발적 가난의 행복 1. 강제윤 시인의 산문집, 섬바람 가득안고 불어오는 따스한 에세이강제윤 시인의 산문집을 가을 날 오후에 귤을 까먹으면서 읽었다. 산문집은 천천히 호흡하며 읽게 된다. 헐레벌떡 뛰어가며 급히 읽으면 체한다. 어떠한 지식이 남기보다는 어떤 느낌이 남는다. 강제윤 시인의 산문집에는 섬세한 섬바람이 부는 듯하다. 섬바람은 어떨 때는 차기도 하지만 볼살을 부비며 따뜻할 때도 있다. 보길도에서 생활했던 이야기가 많이 담긴 탓일까. 생활 곳곳에서 몸으로 부딪혀 견져올린 그의 깨달음과 마주하노라면 마음에 파문이 인다. 그의 산문 곳곳에는 섬의 자연과 섬에 살고 있는 동물에 대한 어울림과 애정이 자리잡고 있다. '물고기에 대한 예의, 흑염소 해산기, 아기 염소의 죽음, 진돗개 봉순이 해산기' 와 같은 제목의 글을 보고.. 2012. 11. 6.
배고픈 고시원 생활  고요한 새벽, 오늘도 어김없이 뱃속에서 노젓는 소리가 들려온다 꼬르륵 꼬르륵 뱃사공이 잠시 멈춰 주위을 둘러보니 아까 먹은 라면이 물결치고, 아까 마신 공기가 멋쩍게 쳐다본다 뱃사공은 주먹밥을 꺼내 먹으려다 도로 집어 넣는다 다시 말없이 노를 젓는다 아까보다 힘차게 힘차게 ㅠㅠ 2011. 3. 26.
어느 가난한 남자이야기 어느 가난한 남자이야기 나는 가난한 남자입니다 오른쪽 주머니에 담배 한 갑과 라이타. 지갑 속에 증명사진 한 장과 일주일 밥값뿐이죠. 아, 몇 가지 더 있군요 그댈 처음 봤을 때의 떨림 귓가에 맴도는 그대 목소리 눈가에 아른 거리는 그대 입술 코 끝에 남아 있는 그대 향기. 유치하죠? 그런데 이것들이 내가 가진 전부입니다. 여기서 제가 줄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군요. 그냥 그렇다구요 2010. 4.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