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나무이야기로피어1 독서노트(531)나무 이야기로 피어, 진달래 "진달래는 온몸을 가볍게 단장하고서 참나무와 소나무 사이를 지나간다. 줄기와 가지도 가볍고 꽃도 가볍다. 꽃잎이 얼마나 얇은지 석양이 비칠 때 햇빛 알갱이들이 꽃잎에 묻어 나오는 것 같다. 그 꽃잎 즈려밟고 가신 임도 있고, 꽃잎 따다 책갈피에 넣어 둔 소녀도 있을 테지만 봄산은 언제나 넉넉하게 색을 마련하고 있어서 서운하거나 불안하지 않다. 진달래는 혼자 뚝 떨어져 있어도 곱지만 군락을 이루면서 불붙듯이 화려한 색을 낸다. 혼자 있어도 그다지 쓸쓸하지 않은 것은 숲 언저리마다 같은 옷을 입은 친구들이 있어서다. 겨우 내 온 산을 돌아가며 분홍색으로 박음질해 놓은 것도 친구를 만나기 위해 손에 손을 잡은 덕분이었다. 산마다 분홍색 벨트를 채우는 것이 어쩌면 진달래가 품고 있는 커다란 속정인지도 모른다. .. 2020. 11. 2.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