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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 에세이/일상끄적146

자취2 발톱은 자라고, 때는 끼고, 발냄새는 생선 가시처럼 콧구멍을 찌르고 호래비 yo 호래비 yo 이불 덮고 천장 바라보면 깜해 까매 깜깜해 깝깝해 yo 편지를 써놨네 겨울의 패션 삶을 향한 열정 미지근한 혓바닥 뱃살 집어넣고 yo 2021. 1. 14.
시간 에히 무릎 다 까졌네 넘어졌으면 한번쯤 푹 주저앉어 뭘 연고도 안 바라고 그리 급히 가냐 임마 2021. 1. 13.
자취 밥상 앞에 혼자 앉아 젓가락질 한다 숟가락을 든다 국물을 뜬다 콧물을 닦는다 맛있다 맛있어서 말 없이 먹는다 후루루룩 이게 반복되면 혼자가 반복되면 반복재생되면 테이프는 늘어지고 뱃살은 늘어지고 나이는 늘어지고 그렇게 늘어진다 2021. 1. 13.
신축년 사주 팔자 어머니가 아들의 사주팔자를 봤는데 내 안에 소가 두 마리 들었단다. 부지런하단다. 최근 3일 연휴에 뒹글기만 해서 마음이 뜨끔 드끔. 또 사주에 음양오행이 다들었단다. '목'이 들었는데 그 많은 나무중에서도 꽃나무가 들었단다. 지금 내 몸에서 느껴지는 건 육중한 뱃살인데 뭐가 또 들었단 것일까. 하하하. 명예욕도 크단다. 또 마흔 두, 세살에 더욱 일이 잘풀린단다. 내 인생은 걱정할 게 없단다. 당장 내일이 걱정인데 어느 말이 맞는 걸까. 그냥 반만 믿자. 재미로 보는 거지 뭐. 어쨌든 기분 좋은 점괘라 그냥 웃는다. 어머니도 웃는다. 점 보는 사람이 일부러 좋게 말해주신 것이 아닐까. 하하하. 믿거나 말거나 올 한해도 건강하게 잘 살아보자. 2021. 1. 5.
유튜브 바다에 빠졌다 누가 유튜브를 던지더라 그 유튜브에 몸을 맡겼다 둥둥 떠다녔다 파도가 쳤다 바람이 불었다 큰 파도가 쳤다 거센 바람이 불었다 나는 뒤집어졌다 유튜브만 있으면 바다에서 살 수 있을거라 생각했지 등대가 보이지 않는다 어라? 어라? ㅋㅋㅋㅋㅋ 꿈이었다. 2020. 12. 25.
타향살이 저 많은 별들 사이로 고향집 형광등 불빛 하나 발견한다 그 아래 엄마 아빠 누나랑 모여앉아 밥을 뜨고 젓가락으로 반찬을 집던 풍경이 오래도록 우주선을 타고 대전으로 오고 있다 2020. 12. 19.
별 심장 별의 심장소리와 가장 가까운 것 파도치는 소리 새근 새근 잠자는 아기의 숨소리 우리 아버지 코 고는 소리 별의 심장은 푸른 하늘빛 혈액형은 붉은 성운 반짝반짝 살고 있습니다 순간순간 살고 있습니다 2020. 12. 19.
아재의 주말 이 우주의 크기에 비하면 내 코딱지 크기일 것같은 코로나19. 이 지구상에서 후벼 파내고 싶은 바이러스 새끼. 애 때문에 하도 써서 내 코의 때가 묻은 마스크. 그 옆을 지나 베란다로. 아 쉬….씨레기 위에 똥을 싸질러놓은 비둘기 뒤통수와 마주침. 아…문 열고 뒤통수 한 대 세게 때리고 싶은데…참는다. 비둘기 새끼들의 공중화장실을 애써 외면하고 남은 창문들을 활짝연다. 다이슨 짝퉁 청소기를 잡아든다. “총각이 향기 나게 하고 살아야지.” “누가 보면 유부남인 줄 알겄다.” 부모님의 잔소리가 환청처럼 들리는 이 퀴즈탐험 신비의 현상. 냄새의 근원을 찾아 한 마리 야생 짐승처럼 코를 킁킁거리며 집 안을 누빈다. 그래…청소라도 잘 하고 살아야지. 청소기로 방과 거실을 쓱쓱 밀고 다닌다. 그럼에도 자다 일어나서.. 2020. 3. 8.
살아있는 건 참 좋은데 살아가는 건 왜이리 슬픈지. 2020. 2.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