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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와 아들은 평소에 말을 많이 하지 않는다

스토리텔링연구/창작노트

by 이야기캐는광부 2010. 1. 23.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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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와 아들은 평소에 말을 많이 하지 않는다

대중목욕탕 오래된 모퉁이에서
아버지가 아들의 뒷모습을 어루만져주며
지난 날을 회상한다

장난감가게앞에서 뾰로뚱해진 얼굴로 돌아서던,
초등학교 입학식 날 키가 작아 맨뒷줄에 서 있던,
수능시험날 힘없이 문을 나서던,
어머니와 포옹하고 눈시울이 붉어진채로
입영열차에 오르던,
자식의 뒷모습에 대하여
 
아버지가 아들쪽으로 돌아서고
손길이 닿지 않는 곳에 자식의 다 큰 손이 놓인다
요새 밥은 잘 챙겨먹냐
예 그럼요하고 일부러 힘을 주어 말한다
내 수능성적표를 보시고 말없이 방으로 들어가시던,
군대가는날 내가 탄 기차가 역을 떠나고 나서야 돌아선,
그 아버지의 뒷모습을
한 손으로 쓸어내린다
그러다 아비 등에 있는 사마귀를 발견하곤
피식 웃는다
 
 -4월 12일 새벽 문득 새우깡먹다가 아버지 생각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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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영역

  • 프로필 사진
    2010.01.23 15:05
    글을 보고 있으려니, 눈물이 나네요.
    군 제대 후 1년 후에 아빠가 돌아가셨는데, 34인 지금도 아빠라 부르고 싶어요.
    군대 갈때도 상당히 안쓰러워하셨던 모습. 지금도 잊혀지지 않습니다.
    좋은 글때문에 제가 우네요. ^^
    • 프로필 사진
      그런 일이 있었군요 ㅜㅜ
      저같은 경우 평소 아버지와 말이 없는데...
      켄님덕분에 아버지라는 존재가 참 소중함을
      새삼 느낍니다.
      말없이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시니까요.
      그래도 힘내시고 올겨울 감기조심하세요^^
  • 프로필 사진
    2010.01.23 23:30 신고
    댓글 따라 들어왔습니다. 이야기캐는 광부라는 블로그명이 마음을 끌어당기네요.
    정말 이야기 가득하네요. 또 제 필명에 이야기가 들어가서 그런지 더욱 더욱 눈이 갑니다. ^^
    링크추가했습니다. 자주 놀러올게요~
    아버지가 벌써 돌아가셔서 이런 느낌을 느낄수 없다는 게 안타깝습니다.
    진짜 시간을 되돌려 아버지 돌아가시기 전에 하나라도 더 해드릴 걸 하는 마음이 여전하네요.
    • 프로필 사진
      그렇군요 ㅜㅜ 괜히 아버지 생각나게 한것 같아 되려 죄송스럽기도 합니다. 저도 아버지가 살아계실때 전화도 더 드리고 더 잘해드려야 겠어요.

      필명이 제 블로그와 비슷해서 저도 무척 신기했습니다.
      시장골목을 다니시는 점도 참 특별해보였구요^^
      반갑습니다 ㅎㅎ
      저도 링크추가했어요~~!
  • 프로필 사진
    2010.07.05 10:45
    장난감가게앞에 서 뾰로뚱해진 얼굴로 돌아서던,
    초등학교 입학식 날 키가 작아 맨뒷줄에 서 있던,
    수능시험날 힘없이 문을 나서던,
    어머니와 포옹하고 눈시울이 붉어진채로
    입영열차에 오르던,
    자식의 뒷모습에 대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