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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시절이야기&노하우/좌충우돌 취업이야기

24시 편의점에서 영어책을 펼치고 있는 알바생, 그 풍경

by 이야기캐는광부 2012. 3.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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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젯밤 집에서 가장 가까운 24시편의점에 베지밀
 한병을 사 먹으러 갔습니다.

이곳에 새로운 아르바이트생이 왔습니다. 새벽타임인데도 여자분이 아르바이트를 하고 계시더군요. 저는 속으로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보통 새벽타임은 남학생들이 하는데 다소 의외였습니다. 아마 대학교 신입생인듯 앳된 모습이었습니다. 짜루리 시간에 영어책을 펼치고 공부하고 있더군요. 저는 그 모습에서 그 여학생의 치열함을 보았습니다.

예전에 학교근처 노래방에서 6개월간 밤12시부터 아침 8시까지 새벽아르바이트를 한 적이 있습니다. 중간 중간 무료한 시간을 달래기 위해 영어단어장도 펼쳐보고, 교양서적도 떠들러 봤던 기억이 납니다. 아침 7시쯤에 마감청소를 하고 8시에 문을 닫고 고시원으로 터벅터벅 걸어갈 때의 시간들이 떠오릅니다. 어느 날은 수업이 오전 10시에 있어서 잠도 못자고 그대로 학교에 간적이 많았죠. 수업시간에 침을 흘리며 존 적도 꽤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순간, 가슴속에 이런 생각이 스치더군요. '아...시간이 너무 아깝다...새벽 알바를 하고 수업시간에 졸고....집에 와서는 다시 자고...이게 대체 뭔가..' 그 달에 번돈은 방값이며 기타 생활비로 다 나가고, 남는 것이 없었습니다. 노래방 알바를 하면서도 짜투리 시간에 책 한권이라도 읽자는 결심을 하게 된 이유였죠. 알바를 하면서도 헛되게 보내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 여학생도 아침 8시까지 아르바이트를 하고 집에서 쪽잠을 자고 다시 학교를 갈 것입니다. 피곤한 몸을 이끌고 말이죠. 그녀가 짜투리 시간을 이용해 영어단어 하나라도 더 외우기 위해 공부하는 모습. 자신의 청춘을 허투로 쓰지 않기 위해 애쓰는 모습. 그 모습은 우리나라 대학생 아르바이트생들의 풍경중 하나일테죠.

우리 주변에는 그런 대학생들이 많이 있습니다. 밤에 아르바이트를 하고, 낮에는 수업을 듣고, 다시 저녁에 아르바이트 갈 준비를 하는 청춘들이 말이죠. 또 알바를 하면서도 아까운 시간을 알차게 보내기 위해 책을 펼치는 대학생들이 말이죠. 지나고 나면 이런 힘겨운 시간들조차 소중하게 느껴진다고 하지만, 왠지 서글픈 풍경이 아닐 수 없습니다. 

베지밀 하나 사먹으러 갔다가 이런 저런 생각이 들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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