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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효상

2018 독서노트(62)승효상, 빈자의 미학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토지를 점거해야하는 건축은, 그 장소가 요구하는 특수한 조건들을 맞추어줘야 한다. 기후와 지리 등의 자연적 조건뿐 아니라 우리의 삶이 일궈낸 인문사회적 환경 속에서 조화롭게 자리잡고 알맞은 옷을 입을 때, 이는 그 장소에 적확한 건축이 된다. 서울 시내의 피라미드가 우습게 보이듯이, 파리에 짓는 한국 집은 전시 대상은 될지 몰라도 그곳에서의 삶과는 한참 거리가 있다. 토지는 그 규모에 관계없이 우리 인간의 삶 이전에 태어나 있었으며, 그 이후로 영겁의 세월을 지내어와 있다. 그 세월 속에서 수없는 사연들이 담기고 또 지워졌을 것이며, 그러한 흔적의 축적은 형언키 어려우리만큼 엄청난 양으로 그 속에 용해되어 있을 것이다.토지의 위치가 어느 곳에 있든 토지는 고유하며, 그 고유성으로 인..
2017 독서노트(54)승효상의 건축여행, 오래된 것들은다 아름답다. 건축가 승효상의 철학적인 건축에세이 . 책을 읽다보면 그의 생각들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책 제목은 박노해 시인의 시 에서 따왔단다. 그에게 영적 성숙을 이루게 하는 건축은 서울에 있는 '종묘'다. "종묘. 서울의 한복판 종로에 면해서 5만 6천여 평의 면적 위에 오늘날까지 그 기능을 잃지 않고 조선왕조의 신위들을 모시고 있는 이곳, 종묘는 일그러진 서울의 중심성을 회복하게 해주는 경건한 장소이며 우리의 전통적 공간개념인 '비움의 미학'을 극대화하고 있는 건축이다."-23쪽- 대학 시절 종묘에 간 적이 있다. 하늘 아래 경건한 분위기. 어하늘의 높이 만큼이나 깊이있는 조선의 문화적 역량을 살펴볼 수 있다. 사람을 압도하기보다는 그 기운에 녹아들게 하는 영험함을 느꼈던 기억이 난다. 절로 마음이 차분해..
[부여여행]시인 신동엽 생가터와 문학관, 그의 초고와 흔적들 "그는 추모되는 기억이 아니라 살아 격돌하는 현재다." 우연이었다. '껍데기는 가라'의 시인 신동엽 생가터와 그의 문학관을 만난 것은. 부여여행의 목적은 백제금동대향로를 보기 위함이었다. 백제인의 찬란한 꿈과 이상세계 앞에 맴돌다가 대전으로 돌아가기위해 부여시외버스터미널 매표소 앞에 섰다. 그런데 왠지모를 아쉬움에 관광안내도를 다시 펼쳐보았다. 그리 멀지않은 곳, 신동엽 생가터. 그 뒤에 문학관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유레카. 걸어서 5분이 지났을까. 골목길에 접어들어 계속 걸었다. 두리번거리고 있는데 오른편에 신동엽 생가터가 눈에 들어왔다. 신동엽 시인이 어린시절부터 결혼 이후까지 살던 집이었다. 한때는 가난때문에 이 집을 내놓았던 신동엽 시인. 훗날 지인들이 이 집을 복원해 오늘날에 이르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