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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저씨

2017 독서노트(4)나카무라 루미<아저씨 도감> 이런 소재로 책을? 당신의 미래가 여기에 있다. 책 표지에 등장하는 카피다. 허걱. 찔린다. 내 미래는 '아저씨'다. 아니다. 현재진행형이다. 가끔 뻥카를 날린다. 나는 청춘과 아저씨의 경계에 서 있다고. 위토롭게. 지금 아저씨면서. 나는 30대 초반이다. '아저씨'를 소재로 이렇게 재밌는 코믹에세이를 쓸 수 있다니! 일단 펼치면 배꼽 잡는다. 일본 아저씨들의 풍경과 한국 아저씨들의 풍경은 다르지 않다. 내 모습도 들어가 있다니. 깜짝 놀랐다. 일본 아마존 베스트셀러 1위 책 의 위엄. 목차만 훑었을 뿐인데도 입술 사이로 침 튀기듯. 툭툭 웃음이 나온다. 키득키득. 큭큭. 주정뱅이 아저씨, 불륜하는 아저씨, 여름의 아저씨, 남의 물건을 엿보는 아저씨, 배낭 아저씨, 정체불명의 아저씨, 음흉한 어저씨, 귀여운 아저씨, 예술가..
막노동 알바하면서 먹은 냉면 한 그릇 인력사무실에 처음 간 날, 뻘쭘함과 긴장감 사이 수년 전 용돈 좀 벌겠다며 친구녀석과 인력사무실을 찾아갔던 적이 있다. 친구녀석은 어깨가 좀 벌어지고 건장한 체격이었지만, 나는 어깨가 좁았고 마른 체형이었다. 사무실 문을 열고 들어간 순간, 헤이아치를 닮은 사장님이 선풍기 바람을 쐬며 돈을 세고 있었다. 한 쪽에서는 일을 마치고 돌아온 아저씨들이 TV를 보며 그 날 일당을 받기위해 대기하고 계셨다. "저기요..일좀 하러 왔는데요.." 친구가 작은 목소리로 돈에 집중하고 있는 사장님에게 말을 걸었다. 사장님은 친구와 나를 위 아래로 훑어 보더니 이내 친구쪽으로 눈길을 더 많이 주기 시작했다. 당연한 일이었다. 친구는 체격이 좋아서 힘 좀 쓰게 생겼고, 나는 비실비실하게 생겼기 때문에. 흑흑. 사장님은 좀 ..
남자에 대한 내 맘대로 100가지 정의 남자는 수컷사자의 갈기 남자는 여자의 마음이라는 바다를 파고드는 응큼한 잠수함 남자는 톡쏘는 콜라의 김빠진 소리 남자는 늑대가 무리지어 달리는 모습 남자는 물웅덩이 남자는 노상방뇨 남자는 군대의 추억 남자는 이등병 남자는 일병 남자는 상병 남자는 병장 남자는 페라리 뒷자석 남자는 스포차카를 향한 욕망 남자는 에어포스원에 타고 싶은 욕망 남자는 센 척하는 고릴라 남자는 나무젓가락 길이만큼의 자존심 남자는 정력 남자는 인삼 한 뿌리 남자는 산삼하나씩 가지고 있다 남자는 보신탕 남자는 1회 이상의 포르노 시청자 남자는 연애편지 쓰고 또 지우고 남자는 멋드러진 하모니카 남자는 잘빠진 얼룩말 남자는 초등학교때의 꿈은 대통령 남자는 외로운 찻잔 남자는 초콜릿 복근이 꿈 남자는 문자메시지 한통없는 하루 남자는 컵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