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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빼앗긴 대지의 꿈>을 읽으며 햄버거를 먹었더니...

책노트

by 이야기캐는광부 2010. 8. 11. 2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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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아르바이트를 하루 쉬게 되었다. 태풍 '덴무'가 올라오고 있다는 소식에 방안에 틀어박히기로 했고, 하늘이 점점 어두워지고 있는 시점에 이 책을 집어들었다. 장지글러의 '빼앗긴 대지의 꿈'.
책 표지에 눈물을 흘리는 한 소년이 눈에 들어온다. 아니 참혹한 현실을 애써 보지 않으려는 몸부림일지도 모른다. 그의 책'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를 읽고서 불편했던 마음이 다시 이 책을 읽으면서 도졌다.
 
이 책속에는 과거 서구 제국주의 침략과 수탈에 의해 현재까지도 비참하고 가난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아프리카와 라틴아메리카 등 남반구에 위치한 나라들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있다. 그 나라들은 독립이후에도 미국,영국, 프랑스와 같은 서구 강대국들의 불공평하고 잔인한 경제정책과 자본의 힘에 놀아나고 있다.

예를 들면 자기들의 입맛대로 관세정책을 주무르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강대국들은 가난한 나라들의 현지사정을 고려하지 않고 무관세정책을 고집하고 있다.

솔직히 맞는 말이다. 프랑스나 영국, 독일 등의 나라에서 전체 수입중 관세 수입은 거의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한다. 하지만 효과적인 세금징수 체제가 자리를 잡지 못했으며 공공부문이 만성 적자에 시달리고 국내 자본의 축적이 보잘것없는 가난한 나라에서는 관세가 국가 수입의 가장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ACP국가들에게 이 수입을 포기하라는 건 이들에게 종속화, 노예화, 고립화 선고를 내리는 것과 다르지 않다.
-p108-

또 아프리카 농업의 씨를 말려버리는 미국의 농작물 가격 덤핑정책이 바로 그것이다.

해마다 미국의 대통령은 6,000명의 미국 면화 지배업자들에게 50억 달러의 지원금을 지급한다. 세계 시장에서 미국 면화는 아프리카 면화보다 30~40퍼센트 싼값에 거래된다. 그런데 아프리카 서부와 중부지역에서는 5개국이 거의 전적으로 면화생산으로 연명한다.
(중략)
말리에서는 마을마다 중앙광장에 이 하얀 섬유가 하늘높이 쌓인다.
-p104-

세계무역기구에서는 농작물 가격 덤핑을 금지하고 있지만, 가격 덤핑은 미국과 같은 경제대국들에 의해 버젓히 이루어지고 있다고 한다. 그렇게 되면 아프리카에서 생산되는 농작물은 값싼 서구의 농작물과의 경쟁에서 도태되고 만다. 아프리카에서 농업을 생계삼아 살아가는 많은 이들이 굶주리게 되는 건 불보듯 뻔하다. 

참, 답답했다. 힘없는 자나 나라들은 언제나 당하고만 살아야 하는 이 세상이.

이 책을 읽으면서 저녁대신 햄버거를 먹었다. 속이 뻑뻑했다. 지독한 가난과 굶주림에 시달리는 아프리카 한 소년의 모습이 환영처럼 아른거렸다. 그러면서도 맛있게 우걱우걱 씹어먹고 있는 내 모습이 참 웃겼다. 결국은 이 책을 덮고나면 몇일 후에는 다시 그런 현실을 잊어버릴 것이 아닌가 하는 씁쓸함때문이다.

장 지글러의 <빼앗긴 대지의 꿈>,  참 마음이 불편해지는 책이다. 혼자서는 해결할 수 없고, 다 함께 해결한다고 해도 쉽사리 해결되지 않을 문제들이 잔뜩 담겨 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나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기도 바쁘다. 나같은 경우 방값, 대학교 등록금, 취업과 같은 문제들이 있다. 또 한 전쟁, 기아, 인종문제 등 개인이 결코 해결할 수 없는 문제들로 넘쳐난다. 그런 상태에서 이 책을 읽는 일은 괴롭다. 책을 읽고 난 뒤 가슴에 자리잡은 동정심이, 그들에게 아무런 힘이 되줄 수 없을 것 같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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