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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시절이야기&노하우/대학생활팁

대학생기자 활동을 통해 배운 점 3가지는 무엇일꼬?

by 이야기캐는광부 2010. 9.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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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 대학생들에게 하나쯤의 대외활동은 필수가 되어버렸다. 누군가는 스펙을 쌓기 위해, 또 누군가는 자신의 꿈과 관심사를 위해 대외활동을 하곤 한다. 나도 무언가 특별한 경험을 쌓고, 나만의 강점을 계발하기위해 대외활동을 시작하게 되었다.


2년 전 군제대후 '과연 무엇을 해야 남과 나 자신을 차별화를 시킬 수 있을까' 고민했다. 그 답은 대학생 기자였다. 평소 책읽고 글쓰는 일을 좋아했던 터라 무작정 대학생 기자활동에 지원해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대학생 기자 활동을 하면 왠지 글쓰기를 단련할 수 있을 것 같았고, 내 진로에 대한 힌트도 얻을 수 있을 것 같았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적어도 대학생기자활동을 하며 배운 점 3가지가 내 자신을 살찌워 줬기 때문이다.

하나, 생애 첫 인터뷰에서 경청하는 자세를 배우다

문득 첫 인터뷰의 추억이 생각난다. 2008년 아름다운가게 대학생 참여프로그램 아름다운공작단에서 통신원으로 활동하고 있었다. 그때 마침 첫 인터뷰가 잡혔는데...그 인터뷰 대상자는 바로 소셜디자이너 박원순이었다.

'아니..그렇게 유명한 사람을 인터뷰하게 되다니...'
'생애 첫 인터뷰 대상자가 소셜디자이너 박원순이라고?'

속마음은 경운기 뒤에 탄 것처럼 덜덜거렸다. 인터뷰를 해 본적이 없었기 때문에 걱정이 태산이었다. 그런데 인터뷰 당일, 박원순씨를 마주하고 어쨌든 인터뷰를 진행해 가는 내 자신을 발견하게 된 것이 아닌가? 인터뷰를 하면서 박원순씨와 눈을 마주하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는 게 믿기지 않았다.
 

2010/04/11 - [사람,인터뷰,강연] - 박원순 변호사를 만나다 - 2008년 3월 인터뷰의 추억

그저 신기했다. 유명인사와 대화를 나누고 있는 그 순간이 말이다.
처음엔 시선을 어디에 둘지 몰라 적어온 질문지를 연거푸 내려다 보았다. 그래도 전날 박원순씨가 쓴 책을 한 권 읽어온 터라 어떻게든 질문을 이어나갈 수 있었다. 정신없이 인터뷰를 마치고 나서 뒤돌아보니 무슨 질문을 했고, 무슨 이야기를 하셨는지 잘 기억이 나지 않았다(물론 녹음을 해놓아서 다행이었지만..). 생애 첫 인터뷰를 그렇게 어설프게 해버린 것이다.

그때 어렴풋이 내 마음을 스친 단어가 있다.
바로 '경청'!!!!

'인터뷰이가 무엇을 말하려고 하고, 어떤 의도로 이야기하고 있는지 포착할 줄 아는 예민함이 필요하다! 인터뷰하는 순간만큼은 그 사람에게 집중해서 그 사람의 이야기와 호흡할 줄 알아야 함을..'

왜 그때는 몰랐을까 ㅜㅜ...
그때는 경청이고 뭐고 할 여유가 없었다. 준비한 질문을 어떻게든 해나가느라 진땀을 뺐기 때문이다. 유두리있게 다른 질문도 섞어가면서 하면 좋았을텐데 말이다. 지금 생각하면 피식 웃음이 나온다.

그때 마음속을 스친 '경청'이라는 단어는 이후 다른 곳에서 학생기자활동을 하면서 마음속에 깊게 뿌리내리게 되었다. 취재할 때도, 인터뷰할 때도 누군가의 아야기와 마음에 귀기울여 정성껏 들을 줄 아는 자세가 중요했던 것이다.

두울, 취재를 할 때 시간 지키는 일의 소중함을 깨닫다

이건 여러 대학생 기자활동을 하며 자주 느낀 것이다. 아마도 전국 대학생기자들의 공통된 경험이 아닐까? 보통 취재를 하기전에 취재원으로부터 허락을 받고, 만날 시간을 정하게 된다. 그러면 정해진 시간에  만나서 취재를 한다. 내가 취재할 때 시간의 소중함을 뼈저리게 느낀 순간이 있다. 이건 희망제작소에서 시민기자로 활동하며서 겪은 에피소드중 하나다.
바로 2008년 9월경 취재원을 만나러 가는 버스에 탔는데....반대 방향으로 가는 버스에 타고 만 사건이다!!!


나이가 몇살인데 버스를 잘 못타???

아홉살 때 버스를 잘 못 타 낯선 터미널에서 내린후, 몇 십년만에 다시 버스를 잘 못 탄 것이다! 10시에 만나뵙기로 되어있었는데 거꾸로 가는 버스에 올라 탔다!! 그리고는 여유롭게 질문지를 넘기며 바깥 풍경을 잘도 감상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 버스가 이상한 곳으로 가고 있는게 아닌가?

그때 후다닥 인터뷰를 하기로 한 김철호 소장님(대전 새길민생상담소)께 문자로 연락을 드렸다. '늦을 것 같다아요 죄송합니다'하고 말이다. 지금 생각하면 이것도 좋지 못한 행동이었다. 문자가 아닌 전화로 말씀 드렸어야 했는데 말이다. 결국 약속시간에 20분 정도나 늦어버렸다. 소장님께서 너그럽게 웃어주셔서 감사했지만, 한편으로는 정말 죄송스러웠다.

당시 인터뷰를 무사히 마치고 학교 기숙사로 돌아오는 버스안에서 느꼈다. '시간을 지키지 못하는 것은 취재원 분들께 예의가 아니겠구나...'하고 말이다. 그때 느낀 시간관념은 나 자신을 좀더 성숙한 대학생 기자로 만드는 디딤돌이었던 것 같다.

셋, 사람안에 담긴 스토리의 가치를 깨닫다

대학생 기자활동은 언제나 사람을 만나는 일이었다. 다양한 분야의 다양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을 만나는 일은 나의 내면을 성장시켜주었다. 그중 특별했던 취재가 하나 있다. 바로 부모님을 인터뷰하는 일! 이것은 월간 샘터 대학생 명예기자활동을 하면서 하게 되었다.

                ★ 이번 추석에 찾아 왼 필자의 부모님. 통닭을 포장하고 계신다.

명예기자가 된 이후, 자식이 쓰는 부모님 자서전에 첫번째 글을 쓰게 된 것이다. 부모님을 취재한다는 걸 전에는 생각해보지 못했었다. 취재를 하고나서야 부모님은 항상 가까이 있으면서도 나는 결코 부모님을 만난 것이 아님을 깨닫게 되었다.

2010/07/28 - [사람,인터뷰,강연] - 아들이 대신 쓰는 부모님 자서전

취재를 하면서 내가 알지 못했던 부모님의 이야기에 놀랐다. 그리고 마음속으로 이런 생각이 스쳤다.

'부모님안에 담긴 스토리를 발굴하는 일은 참 의미있는 일이구나...'

나아가 이런 생각은 이렇게 발전했다.

'사람안에 담긴 모든 스토리에는 저마다 가치가 있구나!!'

그 후 평범한 사람안에 담긴 이야기를 찾아내고싶은 꿈이 생겼다.
그리고 이맘때쯤 내 블로그 필명인 '이야기캐는 광부'가 탄생했다. 학생기자로 부모님을 취재하면서 사람안에 담긴 이야기의 소중함을 깨달았던 것이다. 그리고 우리네 부모님처럼 평범한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일지라도, 그 안에는 보석같은 이야기가 담겨 있음을 말이다. 이때의 경험은 지금의 내 블로그를 시작하게 만든 원동력이 되었다.

마치며..

대학생 기자. 참으로 멋진 단어라고 생각한다. 대학생인 내게 '기자'라는 단어를 붙여 준다는 게 무척 이나 매력적이었다. 물론 나는 진짜 기자들만큼 기사를 잘 쓰지는 못했다. 그럼에도 나의 시선으로 세상을 기록하는 일에 가슴이 뛰었다. 대학생 신분으로 기자활동을 한 경험은 내게 세가지 선물을 주었다. 경청하는 자세, 시간 지키는 것의 소중함, 사람안에 담긴 스토리를 발굴하는 힘을 말이다.

                     ▲ 제 블로그를 찾아주시는 분들께 너무 감사드립니다. 제가 이렇게 인증샷을 올리는 이유는, 
                        아직도 다음메인에 뜨는게 신기하기 때문이랍니다^^; 이해해 주세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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