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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리뷰/내일로 여행기

[내일로 1일차] 문경새재에서 만난 300년전 청춘


다음 사진들은 클릭하여 확대해서 보면 더욱 더 멋진 풍경을 즐길 수 있습니다.

여기는 문경새재로 들어가는 버스안(갈 때는 1000원, 돌아 올 때는 1,500원이다). 눈에 쌓인 시골길이 정겹다. 문경새재는 수백년전 우리의 옛조상들이 풍운의 꿈을 안고 과거를 보러 한양에 가기 위해 걸었던 길이다. 그 때의 청춘들도 나처럼 자신의 앞날에 대해 고민하며 그 길을 걸었겠지.


수백년 전 청춘들도 그 얼마나 마음을 졸였을까? 취직시험에 마음을 졸이는 현대의 대학생들보다 더했으면 더했지 못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문경새재는 '새도 날아서 넘기 힘든 고개'라는 뜻을 가지고 있단다. 그렇게 험준한 고개이기에, 임진왜란 후에 이곳에 3개(주흘관, 조곡관, 조령관)의 관문(사적 제 147호)을 설치하여 국방의 요새로 삼기도 했다.

우리는 살면서 몇 번의 험난한 고개를 넘는 것일까? 문경새재에 첫발을 내딛는 순간, 후회가 밀려왔다.
너무도 춥고, 거센바람에 손까지 시렸다. 그래도 이왕 온 김에 2관문까지는 가야되지 않겠느냐는 오기가 발동했다. 그런데 왠걸, 1관문을 지나 2관문까지 거리가 꽤 멀다 넉넉 잡아 왕복 2시간 정도는 잡아야 했다.


그래도 위안을 주는 것들이 있었으니 바로 길가의 눈에 쌓인 돌과 갈대숲의 아름다운 풍경들.


문경새재 제 1관문인 주흘관이다. 이 문은 내려올 때 보면 더 멋있다.


이 곳을 감시 및 관리하던 역대 현감들을 기린 비석들도 보인다. 혼자 걸으니 참 으시시하다.


걷다보면 조령원터를 만날 수 있다. 고려시대와 조선시대에 걸쳐 이곳을 지나던 관리들에게 숙식을 제공하던 공용시설이란다.


이 문을 들어가면 복원한 조령원터를 만날 수 있다. 내려 갈 때 들린 곳이라 일단 지나치고, 목표로 삼았던 2관문을 향해 걸어갔다. 사진으로는 무척 빨리 도달한 듯 보이지만, 실제로 걸으면 꽤 긴 시간이 걸린다.


좀 더 올라가니 '교귀정'이 외롭게 자리잡고 있다. 구 경상감사들이 업무를 인수인계하던 곳이었다고 한다.
지금까지 보면 알겠지만 앞 뒤로 사람이 거의 없다. 오후 느즈막에 가면 좀 무서울 것이다. 그럼에도 이것이 겨울여행의 묘미가 아니겠는가? 사람이 북적대지 않고 조용히 주변 경치를 즐 길 수 있으니!


참 튼신하게 생긴 꾸구리 바위를 지나,


드디어 제 2관문인 조곡관에 도착했다.


마침 관광객이 있어서 사진을 찍어달라 부탁했다. 혼자 여행하다보니 개인 사진은 달랑 7장 정도 밖에 안된다.


한번 걸어들어 가보았다.


2관문의 뒷모습이다. 수많은 청춘들이 이곳을 지나 한양으로 올라갔을 것이다. 과거 급제를 위해 수많은 시간을 바쳤을 그들 청춘의 마음을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왠지 저곳엔 300년전에 과거에 낙방하여 돌아오다 목숨을 끊은 귀신이 살고 있지 않을까? 어둑해지니 별 생각이 다 났다.


나는 2관문까지만 가고 내려왔다. 그러니 벌써 시간이 3시 40분 정도가 지나 있었다. 사진상으로는 꽤 가까워 보이지만, 실제로는 꽤 멀다. 게다가 다시 눈이 펑펑 내리기 시작하여 목도리로 얼굴을 감싸고 내려왔다.
역시 겨울여행은 옷을 따뜻하게 입고 돌아다녀야 한다. 물통에 따뜻한 물도 챙겨가면 좋다. 그나저나 그 옛날 사람들은 추운 겨울 어떻게 이곳을 지났을까? 옷은 따뜻하게 입었을까? 밥은 잘 먹고 다녔을까? 


한 참을 걸어 다시 꾸구리 바위를 지나 조령원터에 도착했다. 안에 들어가보니 웬 귀신집(문화재를 이렇게 표현하니 미안하지만)이 하나 덩그러니 놓여 있다.


아마 혼자여행하면 이런 고민이 엄습할 것이다. 저기를 들어가야되나? 말아야 되나? 나는 들어갔다. 끼이익,끼이익 소리가 귓가에 소곤거렸다. 공포영화에 나오는 익숙한 소리다.


7초만에 사진을 후다닥 찍고 나왔다. 혼자가면 꽤 으시시한 곳이다. 주모귀신이 나와 '총각, 국밥 한 그릇 먹고 가'할 것 같았으니...


1초만에 이 바구니 사진 찍고,


3초만에 평상을 찍고, 밖으로 나왔다.


좀더 걸어내려오니, 아까 본 제 1관문이 넓은 아버지 품처럼 나를 반긴다. 겨울 문경새재는 올라 갈 때보다 내려올 때 더 그 경치가 빼어나다.


가지만 앙상한 나무 한그루, 푸른 하늘, 그 밑으로 가족들, 눈발자국, 저 멀리 구름과 산능선. 한폭의 수채화다.


한쪽에서는 가족들이 눈썰매를 타고 있고,


혈관처럼 생긴 나뭇가지가 푸른 하늘과 통신하고 있다. 이제 눈 좀 그만 내리게 하라고.


왠지 아쉬워서 뒤돌아 보았다. 제 1관문이 다시 눈에 들어온다. 그새 정 들었나보다. 하긴 오르내리는데 2시간이 걸렸으니.. 남녀도 그 시간동안 함께 있으면 왠지 모를 감정이 싹 틀 때도 있는 법이고.^^;


왠지 해보고 싶어서, 눈위에 '이야기캐는 광부'라고 적어 내려갔다. 사실 처음 '이'라는 글자를 쓰고 안쓰려고 했다. 손시려워서 말이다. 그런데 사람심리가 이왕 시작했으면 끝마치고 싶더라. 글씨 참 못 쓴다.

문경새재를 걸어가는 길에는 KBS 드라마 촬영장도 있고, 옛길 박물관도 있다. 드라마 촬영장 사진은 올리지 않기로 마음먹었다. 훗날 문경새재를 방문하는 사람들을 생각하면, 여기서 모든 걸 보여주고 싶지는 않다. 문경새재. 사진으로만 만나지 말고 꼭 한번 와보길 추천한다. 


지금 옛길 박문관으로 걸어가고 있다. 이 곳엔 과연 무엇이 있을까? 이곳엔 정말 흥미진진한 것이 있었다.
그 이야기는 다음 포스팅에서 들려주려 한다.

http://saejae.mg21.go.kr/ (문경새재 도립공원 사이트)



내일로 여행기 포스팅 계획
여행기는 이렇게 이어나갈 예정이다. 제목은 임시로 정해 보았다.

★시작하는 글 /  기차레일은 나무젓가락을 닮았다. 내 청춘은?
★1편 / 1일차, 점촌역에서 만난 명예역장 아롱이, 다롱이
★2편 / 1일차, 문경새재에서 만난 300년전 청춘
★3편 / 1일차, 옛길 박물관에서 만난 400년전 미라
★4편 / 2일차, 단양 도담삼봉과 함께한 청춘의 순간
★5편 / 2일차, 무량수전 배흘림기둥은 아버지 배처럼 따뜻하더이다
★6편 / 3일차, 부산 태종대에서 파도와 놀다
★7편 / 4일차, 밀양에서 만난(?) 전도연
★8편 / 4일차, 삼랑진역에 내려 청춘을 묻다
★9편 / 5일차, 마산과 통영에서 만난 두 따뜻한 사람
★10편/ 6일차, 순천만 노을에 청춘을 비추다
★11편 /닫는 글 / 마지막 여행지, 정읍 투영통닭 따뜻한 오마니 품속

내일로 여행 TIP 포스팅 계획

★내일로 여행, 티켓은 어디에서 끊을까? 각 지역별 혜택
★내일로 여행, 기차안에서의 TIP
★내일로 여행, 총 얼마들었을까?
★내일로 여행, 여행계획 짜는데 도움받은 사이트
★내일로 여행, 역마다 도장을 찍으며 즐기자
등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