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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째 통닭가게를 운영하고 계시는 어머니를 인터뷰해보니.....

강연리뷰

by 이야기캐는광부 2009. 12. 22. 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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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은 전북 정읍시 터미널 사거리에서 15년째 통닭가게를 운영해 오고계십니다.  가게 이름은 '투영통닭'.  어제 집에 내려갔다가 닭과 참 질긴 인연을 이어오고 있는 어머니를 인터뷰 했습니다. 평소 자식이지만 어머니에 대해 너무도 잘 모르는 것 같아서 말이죠.(아버지는 배달가셔서 자리에 계시지 않았답니다.)

                            ▲ 싸랑하는 오마니. 15년째 통닭가게를 운영해 오고 계신다.

어머니 눈을 바라보고 있으면 바로 닭똥같은 눈물이 뚝뚝 떨어질 것 같고, 그간 있었던 고생담을 듣고 있자면 제 가슴이 닭가슴살처럼 퍽퍽해집니다. 또 어머니의 손을 바라보고 있자면 가슴이 미어집니다. 어머니의 손등엔  뜨거운 기름에 닭을 튀기느라 수십번 수백번도 더 넘게 데인 자국이 남아 있기때문입니다.

그 두손으로 어머니는 15년동안 무를 직접 담그시고, 치킨양념도 직접해오셨습니다. 어떻게 보면 투영통닭의 역사가 담긴 손이자, 수많은 닭들이 날개돋힌 듯 팔리기 이전에 대기하는 비행기장이기도 하지요. 그런 어머니를 인터뷰하며 깨달은 바가 많았습니다.

아들 : 오마니, 아들이 인터뷰 좀 해도 될까요?(웃음)
어머니 : 하하하..그래라...(웃음)

아들 : 15년동안 장사를 해오시면서 별의별 손님 다 만나셨죠?

어머니 : 그렇지. 손님들중에는 말을 참 이쁘게(?) 하시는 분들이 있지. 접시에 통닭 한 점이라도 더 얹혀 주고 싶다니까...반면 어떤 손님은 대놓고 반말로 하는 경우가 있어. 예를 들면 "아줌마, 이것 좀 줘".뭐 이렇게. 나도 사람이니까 그럴땐 기분이 안좋지. 그런데도 그걸 꾹 참아야 할 때가 많아.

그러다 보면 돈이라는게 내 주머니에 들어오는게 참 쉬운일이 아니구나 하고 많이 느끼지.


아들 : 그렇다면 닭이 오마니를 가장 속상하게 할때는 언

제인지요?
어머니: 닭을 튀겼을 때 깔끔하고 이쁘게 나오면 좋은데...그렇지 못할때 속상해.같은 날 음식을 해도 닭이 잘 나올 때가 있고 못 나올때가 있거든.. 이쁘게 안나왔을 때는 참 속상하지...

아들 : 통닭가게 하시면서 어떨 때가 가장 좋으셨어요?
어머니 : 손님들이 정읍에서 통닭하면 투영통닭이 제일 맛있다는 말을 해줬을때 가장 좋지~.
그게 빈말이든 아니든 얼마나 고마운지....

아들 : 무료로 통닭을 튀겨 준 적도 몇 번 있었다면서요?
어머니 : 예전에 자기 자식들에게  통닭을 자주 사주던 손님이 계셨어. 그런데 어느날 그 손님이 병으로 세상을 떠나서 그 집에는 아이들하고 어머니만 남게 되었지 뭐냐. 그러다보니 계속
그 집이 마음에 걸리더라구. 그래서 그  아이들에게 통닭먹고싶으면 언제든 전화하라고 그랬지.
지금은 그 얘들도 다커서 대학생이라지 아마...

아들 : 그런데 오마니는 치킨 좋아하세요?
어머니:하하하. 좋고 안좋고보다는 장사를 하고 있으니까 질린다는 느낌이지..

아들 : 혹시 15년전 이 가게를 차리고 맨처음 닭을 튀겼을때 기억나세요?
어머니 : 어렴풋이. 그땐 방법도 모르고 잘할 수 있을까 겁도 좀 났지.
엄마 성격이 좀 내성적이라 '어서오세요, 고맙습니다'라고 인사하는 것도 좀 힘들었어.
그런데 요세는 문만 열리는 소리만 들리면 '어서오세요' 가 자동으로 튀어나와버리잖아(웃음).

아들 : 어머니만의 기네스북이 있다면? 뭐 진기록 같은거요!(웃음)
어머니 : 별 것 아닐지도 모르지만....하루에 통닭 90마리 튀긴거? 그때 더워서 죽는 줄 알았다 야.
이거 뭐 뜨거운 기름앞에 붙어 있으니 무슨 불덩이 속에 있는 것 같았다니까. 포장하고, 무넣고, 양념 버무리고 이것저것 할려니까 허리랑 손목이랑 마디마디 안아픈데가 없드라니깐...


아들 : 정말 대단하셔요. 또 항상 가게에 계시잖아요? 여기서 봄여름가을겨울 다 겪으실텐데 그중 어느계절이 제일 좋아요?
어머니 : 봄이 가장 좋아~

아들 : 한 해도 끝나가는데 새해 소망이 있다면요?
어머니 : 통닭 불티나게 나가는게 소원이야(웃음). 또 식구들 모두 건강하고 아들 취업 잘되고...뭐 뻔하지 않겄냐?

아들 : 아들에게 한 마디 해주신다면?
오머니 : 아들아 인생은 머뭇거리기엔 너무 짧다...그말처럼 항상 열심히 최선을 다해서 네가 살곳을 찾아서 잘 가기를 바란다....허튼 짓 하지 말고 알았지?

엄마는 아들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잘 모르겠다. 우왕좌왕하고 있는 건 아닌지. 목표를 가지고 열심히 공부해할텐데 하고 말이야. 항상 20대일 것 같지? 금방 서른이고 금방 마흔이야. 20대때 무엇을 하는지에 따라 평생을 좌우한다는 말 명심해라~


아들 : 넵 오마니 ㅜㅜ. 부모의 마음을 한마디로 표현한다면요?
어머니 : 보이지 않는 강.
한없이 줘도 줘도 보이지 않아. 그 사랑은 강줄기처럼 끝이 없어....
엄마도 감성적이지 않냐?(민망한 웃음)


아들 : 그런데 오마니! 제가 이 세상에 나왔을때 ..저를 처음 안았을때 느낌이 어땠어요?
오마니 : 말할수  없이 좋았지(푸근한 웃음)

여쭙고 싶은 것이 많았는데 통닭주문이 들어와서 인터뷰는 여기서 끝났습니다. 부모님을 볼 때면 제가 부처님 손바닥에 있는 손오공같습니다. 부모님은 제가 무슨 생각을 하고 허튼짓 하는지 안하는지 쪽집게처럼 맞추시니까요. 그런데 정작 자식인 저는 부모님에 대해 잘 모르는 것 같습니다.
얼마나 힘드신지 어떤 고충이 있으신지 부모님의 마음을 잘 헤아리지 못하지요.

                          ▲ 투영통닭..자식인 제게는 부모님하면 함께 떠오르는 이름입니다.

그럼에도 이번 인터뷰를 통해 어머니에 대해 조금이라도 더 알 수(?) 있는 자식이 된 것 같아 뿌듯했습니다. 다음번에 아버지를 인터뷰 해봐야 겠어요.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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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북도 정읍시 연지동 | 투영통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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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영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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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12.22 04:21
    15년 동안을 치킨집을 하셨다니 고생이 많으셨겠어요.
    그래도 15년 동안 한 자리를 지키셨으니 그 맛과 성실함이 그대로 보여집니다.
    그렇지 않아도 제가 방금 통닭에 대한 포스팅을 하고 왔는데 여기도 통닭 이야기가 있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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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12.24 02:13
    저희 부모님도 식당을 운영하고 계세요.
    낙천적실천가김기욱님의 인터뷰가 가슴에 와닿네요.
    저도 말 참 예쁘게 하시는 분들... 정말 싫어요.
    한국에 언제 가게 될지 모르겠지만, 가게 되면 투영통닭에서 맥주랑 치킨 먹어야겠어요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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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사합니다 ㅎㅎ
      투영통닭에 방문하시면
      저를 찾아주세요.^^
      부모님께서 앞으로 7~8년정도는 더 하실거에요.
      정읍내장산 들렸다가 가는길에
      저희 가게 한번 꼭 들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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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12.25 18:45 신고
    정읍이세요?
    저는 고향이 전주인데... 이렇게 또 반가울수가..
    다시 감동이 밀려 오네요 ㅎㅎ
    메리 크리스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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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ㅎㅎ 안녕하세요. 크리스마스 잘 보내셨는지요?
      저도 전주에서 1년동안 생활한적이 있어요
      반갑습니다^^
      한 해 마무리 잘하시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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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02.12 00:22
    오빠... 정말 감동의 눈물이 줄줄...
    오빠가 진짜 최고에요.. ㅠㅠ

    진짜 우리 오빠 였음 좋겠다는 생각이 절로 드네요...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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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영아 블로그를 방문해줘서 고맙다잉 ㅋㅋ
      우리 오마니 나랑 좀 닭았지??
      너도 엄마 인터뷰한번 해보렴...
      색다르더라구^^

      올 한해 어여쁜 여동생들이 있어서 참 좋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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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02.20 22:55
    전화기가 바뀌는 바람에 투영통닭 전화번호를 인터넷으로 찾던중에 이런글을 발견하게 됐네요..
    방금 한마리 시켰는데 아주머니는 항상 너무 친절하세요.. 정읍에서는 투영치킨이 최고로 맛이 있어요.. ^^ 진짜루~ 매장안도 운치있고 뭔가 옛날 생각나게하는 다락방같은 테이블이 너무 맘에 들어요.. 어머님 머리가 항상 짧으시길래 커트를 좋아하시나보다 했는데 다른 이유가 있었네요.. ^^
    감동적인글 잘읽었습니다.. 투영치킨도 화이팅이구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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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저는 투영통닭 아들입니다.
      자칭 투영통닭 홍보대사이기도 하구요.ㅎㅎ
      항상 저희 통닭을 이용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그저 감사합니다. 다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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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05.31 18:55
    아 나 치킨 완전 사랑하는데 ㅎ_ㅎ
    이거이거 제대로된 치킨 맛보러 정읍까지 내려가야겠네 ㅎㅎ

    어머니도 인터뷰한 오빠도 글 읽는 내내 훈훈해서 맘이 좋네요^^
    저도 언젠가 부모님 인터뷰좀 해야겠어요~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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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06.02 00:35
      제가 아는 분같은데ㅎㅎ
      누구신지 이름 댓글로 남겨주세요~!^^;
      제 블로그에 들려주셔서 감사합니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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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12.10 19:35
    오빠...ㅎ 대전 노은점 비비큐 딸로서 참으로 공감이 많이 가네요...~ㅎㅎ
    나도 이제 강사로서 시작인데 나중에 나 성공하면 인터뷰하러 와요..ㅋㅋ
    글들이 참 맛깔 나네요..글 참 잘써요..!오빠 대성할거같아...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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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와 고맙다.너희 집도 대성할꺼얔ㅋㅋㅋ
      강사로 데뷔했구나..축하한다.
      좋은 일 있기를 기원한다.
      너도 꼭 성공해라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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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10.26 10:04
    와우.. 레포트 과제로 부모님 인터뷰관련 어떤 질문들을 해야할지.
    어떻게 구성안을 짤지.. 검색하다가 들리게 되었는데,
    글이 참으로 달달하면서 풍만하네요.
    항상 좋은 일 많으시길 바랍니다. ^_^ 조만간 정읍 내장산에 친구들과 한번 가야겠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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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사합니다.^^ 프리지님. 이제야 댓글을 확인했네요 ㅜㅜㅜ늘 행복하시고, 내장산에 꼭 놀러오시길 바랍니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