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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입재수이야기(7)- 내 수능점수는 가정평화의 적

대학시절이야기&노하우/수능의추억

by 이야기캐는광부 2012. 11. 19. 0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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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글은 어찌어찌하다가 수능을 세 번 보았던 내 청춘의 이야기다. 성공담이라기보다는 실패담 혹은 에피소드에 가깝다.




"수능점수 발표났지..?ooo딸래미는 350점 넘었다더라.."


'허걱. 발표난지 어떻게 아셨지......아놔...조ㅈ 됐다...'


수능점수 공식적인 발표 날이 돌아왔다. 사실 수능이 끝나고 채점을 해봤기에 나의 점수는 훨씬 전부터 대략 알고 있었다. 가정의 평화(?)를 깨트리고 싶지 않았기에 잠시 시간을 벌 요량으로 부모님게 말씀 드리지 않았을 뿐.


"몇 점 나왔냐?"




아버지의 추궁은 계속되었고 나의 입은 손오공의 여의봉으로 연다한들 결코 열리지 않을 기세였다. 


"몇 점 나왔냐니까...."
"네..우편으로 날라 올거에요. "


사실 그때 수능성적표를 학교에 가서 받아왔는지 교육청에 가서 받아왔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어쨌건 아버지께는 우편드립을 날리고 시간을 3~4일 벌었다. 

그러나 몇 일 후에 올것이 오고야 말았다. 평화로운 분위속에서 저녁식사를 했고, 온 가족이 둘러앉아 내 수능점수 이야기를 했는데....

나는 다시 한번 회개를 하는 죄인처럼 고개를 푹 숙이고 무릎을 꿇었다. 나의 무릎은 헤펐다.


"아부지...죄송합니다."


아버지는 아무 말 없으셨다. 
어머니도 아무 말 없으셨다.
누나는 살며시 자기 방으로 들어갔다.
1초.
2초.
3초.
4초.
5초.
드디어! 아버지의 가슴속에 있는 휴화산이 폭발했다. 목소리의 데시벨이 귀청을 찔렀다.




"야 이놈의 자슥아, 그러니까 공부좀 하라니깐. 맨 날 놀고..나도 모르겠다 이젠. 니가 알아서 해라. 아후..뼈빠지게 벌어서 가르쳐 놨더니 000점? 블라블라블라 이런 ㅆㅆ 에라이 ..그게 점수냐 점수야?!!!"


나의 2004년도 수능점수는 충격이었다. 
'2003년도 보다 10점 밖에 안 올랐다나. 아...쓰벌...아놔...아아아아아아아아아!'


이로서 가정의 평화는 깨졌다. 후레시맨, 바이오맨이 온다고 해도 소용없었다.

부모님은 부처님이 아니었다. 같은 '부'자로 시작하는 분들이지만 이 두 분들은 천양지차였다. 
부모님의 감정은 분노와 평온 사이에서 널뛰기 했다.





수능점수 발표이후로 찬밥신세가 계속되었다. 내 속은 타들어가 깐밥이 되었다.

내 수능점수는 가정평화의 적이었다.


아버지와 나 사이의 거리는 저 별과 저 별 사이의 거리만큼 떨어진 것 같았다.
어머니는 다행히 밥은 차려 주셨다.
상황은 거지같았어도 밥은 꾸역꾸역 잘 넘어갔다. 


하지만 이것은 2개월후 찾아온 대파국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다. 흑흑.흑흑.흑흑.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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