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반응형

재수이야기9

대입재수이야기(12) - 재수시절과 故 김광석의 말들 그리고 청춘 다음 글은 어찌어찌하다가 수능을 세 번 보았던 내 청춘의 이야기다. 성공담이라기보다는 실패담 혹은 에피소드에 가깝다. 재수, 삼수 시절에 故 김광석의 노래가 어디선가 흘러 나오면 꽤 쓸쓸하고 우울했던 기억이 난다. 노래가사는 둘째치고 그 노래의 분위기가 무척 우울했기 때문이다. 공부하다말고 멍하니 그의 노래를 들은 적도 많았다. 어렸을 때라 그 노래가사의 의미들은 전부 깨닫지 못했지만 이상하게 마음이 끌렸다. 재수할 때나 삼수할 때의 시간은 10대 때의 거창했던 꿈과 20대의 도전 둘 중 어느 사이에도 끼지 못해 어정쩡한 시간들이었다. '꿈'이라는 달달한 껌에서는 단물이 쪽쪽 빠지고 있었고, '20대는 뭐든지 도전할 수 있다'는 데 재수, 삼수가 과연 '도전'에 속하는 것인지도 의심스러웠다. 당시 '재수.. 2012. 11. 27.
대입재수이야기(11) - 재수실패후 열등감에서 벗어나기 다음 글은 어찌어찌하다가 수능을 세 번 보았던 내 청춘의 이야기다. 성공담이라기보다는 실패담 혹은 에피소드에 가깝다. 재수와 삼수시절은 지나고 나니 별 것 아니었다. 남들보다 좀 늦었다고 인생이 파탄난 것 도 아니었고, 수능점수가 좀 못나왔다고 해서 훗날 인생의 패배자가 되는 것은 더더욱 아니었으니 말이다. 그런데 당시에는 하루 하루 무척이나 마음을 졸였던 기억이 난다. 스무살의 심장과 경험치로 감당하기에는 꽤 괴로운 시간들이었다. 수능점수와 대학입시결과에 스무살의 거의 모든 것이 혹은 앞으로의 모든 것이 무너질 수도 있다고 느꼈었다. 첫 단추를 잘 못 끼웠으니 이러다 인생꼬이는거 아닌가하는 괜한 걱정을 하기도 했다. 그리고 무척 외로웠다. 최근 인터넷에 올라오는 글중에 재수실패를 했다는 이야기가 많이 .. 2012. 11. 26.
대입재수이야기(10) - 재수실패후 깨달은 것들 다음 글은 어찌어찌하다가 수능을 세 번 보았던 내 청춘의 이야기다. 성공담이라기보다는 실패담 혹은 에피소드에 가깝다. 2003수능 -> 대학교 입학 -> 1학년 1학기 지나고 여름에 자퇴 ->2004수능 -> 3개 대학 탈락 ->2005 수능 -> 다시 대학 입학 수 년전 나의 대입재수는 실패였다. '고등학교때 열심히 공부할 걸'하고 후회도 많이 했다. 지나고 나면 아무것도 아니었지만, 당시엔 정신적으로 무척 힘든 시간들이었다. 밥맛도 없고, 친구들과 놀아도 흥이 안나고. 부모님께는 죄송하고, 나 자신에게는 참으로 미안하고. 돌이켜 보면 실패할만 했다. 사람은 '내 미래는 더욱 나아질꺼야'하고 섣불리 자신의 미래에 대해 대책없는 낙관을 한다. 스무살의 나역시 그랬다. 재수에 대한 치밀한 계획을 세우지 않.. 2012. 11. 23.
대입재수이야기(9) - 어머니의 눈물과 아버지의 포옹 다음 글은 어찌어찌하다가 수능을 세 번 보았던 내 청춘의 이야기다. 성공담이라기보다는 실패담 혹은 에피소드에 가깝다. 2004 수능 정시모집. 지원한 3개 대학에서 모두 떨어졌음을 최종적으로 확인했던 그날 밤.천변에서 한참을 울고 들어 온 그날 밤.어깨를 축 늘어뜨린채 집으로 돌아왔다.어머니와 눈을 마주치고는, 충혈된 눈을 감추느라 나는 재빨리 내 방으로 들어갔다. 문을 닫고 의자에 털썩 앉았다.그동안 공부했던 문제집을 넋이 나간 사람처럼 바라보았다.대학교 홈페이지에 들어가 다시 확인했지만현실은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다. '나의 수능점수를 아랑곳하지 않고, 보상받겠다는 심리때문에 욕심이 너무 컸던 게 아닐까.너무 욕심을 부려 상향지원을 했던 것이 아닐까. 안정지원이라고 생각했던 것도 실은 내 욕심이 잔뜩 .. 2012. 11. 21.
대입재수이야기(8) - 대학정시 모두 낙방후 서럽게 울다 다음 글은 어찌어찌하다가 수능을 세 번 보았던 내 청춘의 이야기다. 성공담이라기보다는 실패담 혹은 에피소드에 가깝다. 2003년이 아이언맨처럼 슉~ 지나가고, 어느덧 2004년 1월 겨울이 되었다.나의 거지같은 수능점수때문에 우리 부모님의 마음은 여전히 냉방상태였다. '어떻게 하면 효도를 해서 부모님 마음에 내복을 입힐 수 있을까' 고민했지만 불효의 나날이 계속되었다. 2004년 수능 가, 나, 다 군 정시모집 지원을 마치고, 몇 주일간 '뭐, 어디라도 되겠지'하는 안일한 생각으로 발표를 기다렸다.컴퓨터앞에 앉아 마우스를 깨작거렸고 초조한 마음을 가누지 못했다. 드디어 대학교 홈페이지에 들어가 합격, 불합격을 확인하는 순간. 심장이 벌렁벌렁, 간이 콩알콩알! 부처님, 예수님, 천지신령, 삼신할머니까지 다.. 2012. 11. 20.
대입재수이야기(6) - 친구들의 입대소식과 신세한탄 다음 글은 어찌어찌하다가 수능을 세 번 보았던 내 청춘의 이야기다. 성공담이라기보다는 실패담 혹은 에피소드에 가깝다. 수능시험을 무사히 마치고 점수가 나오는 날 전까지 거실에서 평화롭게 TV를 보고 있었다.그 날 두통의 문자가 왔다. 띵동. 띵동. 입대날짜 나온 친구를 위로해줬다.이날 저녁엔 100일 휴가를 나온 친구하고 술 한잔 했다.그 친구는 내게 군대이야기를 밤새도록 이야기했다.군인 친구는 나에게 발언권을 별로 주지 않았다. "ㅋㅋ난 이제 이등병인디 넌 짬찌그레기여.." 선임들이 저한테 하는 말을 나한테 하고 있다니. - -;순간 열이 받쳤지만 군대이야기가 너무 재미있어서 끼득끼득 배꼽을 잡았다.군대가 그렇게 재밌는 곳인가 하는 찰나. "아 씨X,,,그 새끼땜에 미치겄다. 내 3개월 선임인디..그 .. 2012. 11. 17.
대입재수이야기(5) - 1년 만에 다시 찾은 수능 시험장, 씁쓸한 내 팔자야 다음 글은 어찌어찌하다가 수능을 세 번 보았던 내 청춘의 이야기다. 성공담이라기보다는 실패담 혹은 에피소드에 가깝다. 2003년 여름 자퇴를 하고, 그해 11월 다시 수능시험장을 찾았다.꼭 1년만이었다. 여름부터 수능시험날짜까지 뭐했는지 모를 정도로 시간이 빨리 지나갔다.공부를 한 것인지, 안 한것인지 머릿속이 긴가민가했다. 전날 밤에는 문자가 여러 통 날라왔다.그렇게 쥐 죽은 듯이 있었는데 내가 수능을 또 본다는 건 어떻게 알았는지... "띵동,,띵동.,,,띵동""화팅해라..임마""홧팅!""아자아자!.." 범인은 친구들한테 말 안한다고 하던 그 친구인가..그래도 고마웠다. 첫번째 수능시험 전날과 달리 잠이 잘 왔다.처음 수능을 봤을 때는 무척 긴장되었지만, 두번째 수능을 보니 별로 긴장되지 않았다.어머.. 2012. 11. 16.
대입재수이야기(4) - 투명인간이 되고 싶었던 간절한 이유 다음 글은 어찌어찌하다가 수능을 세 번 보았던 내 청춘의 이야기다. 성공담이라기보다는 실패담 혹은 에피소드에 가깝다. 집 눈치를 살살 보며 반수에 가까운 재수를 시작했다.8월부터 본격적인 수능공부를 했다. 마음은 잡히지 않고 불안불안했다.그러다 드디어 올 것이 왔다. '아놔...고등학교 선생님들을 또 어떻게 보냐...' 8월말 정도에 수능원서 접수를 하는 기간이 돌아온 것.수능원서를 접수하려면 모교인 고등학교를 찾아가야 했다. 오랜만에 찾아간 모교.교무실 문을 주르륵 여니, 고등학교때 나를 가르쳐주셨던 선생님 몇 분이 눈에 띄었다.한 선생님은 이 녀석이 왜 왔는지 알겠다는 눈치였다. "야, 오랜만이다. 뭐하러 왔냐?""(아시면서 ㅜ,ㅜ)네...수능 원서접수 때문에.." 그렇게 아는 채 해주시지 않아도 되.. 2012. 11. 15.
대입재수이야기(1) - 대학교 자퇴결심을 부모님께 말하던 날 다음 글은 어찌어찌하다가 수능을 세 번 보았던 내 청춘의 이야기다. 성공담이라기보다는 실패담 혹은 에피소드에 가깝다. "어머니..저...할 말 있는데요.." 대학교 1학년이었던 2003년 여름, 후덥지근한 여름밤이었다. 그 날은 유난히 똥줄이 탔다. 아버지는 TV를 보시느라 거실에 누워 계셨고, 어머니는 설거지를 끝내시고 내 방에 들어와 방바닥이 더럽다며 잔소리를 하시는 중이었다. "무슨 할 말?""그게..저.." 어머니는 내 표정을 보고 귀신같이 알아채셨다. 동정심을 구하는 의도된 표정이긴 했지만. "너.. 무슨 일 있구나..빨리 말해봐.." 최대한 우울한 표정으로 말씀드리면서, 어머니의 표정을 재빠르게 훝었다. "저..학교...자퇴하고 싶어요..적성도 안맞고...등록금도 비싸고..""뭐?...후,,(.. 2012. 11.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