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라면을 끓이며1 김훈 산문집<라면을 끓이며> 밑줄 11월 15일, 꿀 주말. 김훈의 산문집를 펼쳤다. 읽다 말고.짜파게티 2봉지를 사서 끓여먹었다. 4분의 기다림은 설렘이었다. 방바닥에 엉덩이를 붙이고 앉아 면을 후루룩 삼켰다. 냉장고에서 김치를 꺼내 면 위에 올렸다. 혼자 있는 자취방에 쩝쩝 소리가 제법 크게 들렸다. 쩝쩝. 후루룩. 짭짭. 후루룩. 쩝쩝. 자취남이 삶의 기운을 회복하는 소리이기도 하다.이 산문집에 나오는 문장들은 밥알같다. 꼭꼭 씹어먹으면 좋다. 김밥의 가벼움은 서늘하다. 크고 뚱뚱한 김밥의 옆구리가 터져서, 토막난 내용물이 쏟아져나올때 나는 먹고산다는 것의 안쪽을 들여다보는 비애를 느낀다.-15쪽- 맛은 화학적 실체라기보다는 정서적 현상이다. 맛은 우리가 그것을 입안에서 누리고 있을 때만 유효한 현실이다. 그외 모든 시간 속에서 맛.. 2015. 11. 15.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