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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노트

2017 독서노트(83) 잡지<볼드저널> 아버지가 물려 준 유산 편

by 이야기캐는광부 2017. 12.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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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심코 집어든 잡지. 특이한 컨셉의 잡지를 좋아한다. <볼드저널> 일곱번째 이야기는 아버지가 물려준 유산이다. 잡지 뒷표지에 쓰인 글귀를 읽고 구매를 결정했다. 기대이상의 잡지다.


"이번 호 <볼드저널>은 윗세대 아버지로부터 우리에게 전해진 유무형의 유산을 탐구합니다. 부와 재산을 의미하는 건 아닙니다. 가업, 취향, 가풍, 소통 습관 등 기꺼아 대물림하고 싶은 가치, 반대로 대물림을 끊어내고 싶은 낡은 관습까지, 이전 아버지  세대의 공과 실을 다정한 목소리로 아우려고 합니다. 나의 아버지 세대에서 나의 자녀 세대로 건너갈 유산의 새로운 챕터를 써 내려갑니다."


아버지 생각이 많이 난다. 잡지속에는 가업을 물려주고 이어받는 아버지와 딸, 아버지와 아들의 이야기가 다정한 목소리로 펼쳐진다. 61년째 이어오고 있는 속초 동아서점의 이야기. 1956년 처음 문을 열어 할아버지 김종록, 아버지 김일수, 아들 김영건 3대에 걸쳐 운영되고 있는 동아서점. 아버지가 운영하던 시절의 서점의 경영철학을 존중하지만 낡은 방식에서 벗어나 요즘 트렌드에 맞는 서점을 꾸려나가려는 아들. 서로 시너지를 내며 지역서점에 새바람을 일으켰다.



4대째 이어진 노량진 한밭대장간. 요즘 시대에 대장간이라는 이름을 내붙인 가게는 흔하지 않다. 드라마속에 나올법한 대장간, 대장장이. 칼을 만드는 아버지 전만배의 기술이 사라지는 것이 안타까워 아들 전종렬이 가업을 이었다. 아들은 요즘 세대에 맞게 온라인마케팅을 통한 판매와 SNS를 활용해 한밭대장간을 알린다. 아버지는 아들에게 기술을 물려주고, 아들은 아버지의 기술에 아이디어를 더해 한밭대장간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잡지의 구성이 참좋다. 아버지에 관한 통계부터 시작해 가업을 잇는 가족 인터뷰, 추억이 담긴 아버지의 물건, 자녀가 갖고 싶어하는 아버지의 물건 등 내용이 알차다.





특히 아버지의 물건 코너가 인상적이었다. 이발사였던 아버지의 오랜 가위를 물려받은 이발사 아들, 아버지가 쓰던 고봉 밥그릇을 아들이 국그릇으로 쓰고 있는 모습, 6.25전쟁이 터져 가족과 생이별한 할아버지의 빛바랜 스케치를 간직하고 있는 최홍주 설치미술 작가. 그 그림에는 할아버지가 혹여나 얼굴을 잊어버리지나 않을까 염려해 그린 가족의 모습이 담겨있었다. 


나는 아버지의 어떤 물건을 간직할 수 있을까. 시골에 살았던 어린시절 아버지와 산속으로 참새와 까치를 잡으러 다녔던 추억이 뭉게뭉게 떠오른다. 어머니를 주제로 한 이야기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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