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fore 2006년 어느 날 2002년 월드컵 경기 대한민국과 이탈리아 전을 재방송해 주는 줄 알고 그때 감동을 다시 느끼고 싶어 텔레비전 앞에 바짝 다가앉았는데 갑자기 주심으로 분장한 탤런트 임채무의 2 대 8 가르마와 레드카드 대신 그의 손에 들린 아이스바 하나가 눈에 보였다. 알고 보니 이는 축구 경기를 코믹하게 패러디한 광고였는데 이 광고는 방영된 다음 날 네이버 실시간 검색어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소위 대박이 터진 쇼킹한 CF였는데 광고 주인공은 바로 롯데삼강 돼지바였다.
일기일 수도, 수필일 수도, 기사일 수도 있는 이 글은 두 문장으로 되어 있습니다. 마침표 두 개를 사용했습니다. 이를 부엌칼 들고 깍두기 썰듯 썰면 어떻게 바뀔까요?
after 2006년 어느 날. 텔레비전은 2002년 월드컵을 재방송하고 있었다. 대한민국과 이탈리아 경기였다. 그때 감동을 다시 느끼고 싶었다. 텔레비전 앞에 바짝 다가앉았다. 그런데 갑자기 화면에 등장하는 탤런트 임채무. 2 대 8 가르마 주심으로 분장한 임채무. 그의 손엔 레드카드 대신 아이스바 하나가 들려 있었다. 속았다. 축구 경기를 패러디한 광고였다. 다음 날 이 광고는 네이버 실시간 검색어 1위를 차지한다. 소위 대박이 터진 쇼킹한 CF. 어떤 광고였을까? 바로 롯데삼강 돼지바였다.
열네 개 문장입니다. 마침표 열세 개와 물음표 하나를 사용했습니다. 하고자 하는 이야기에는 차이가 없습니다. 글의 양도 거의 같습니다. 하지만 읽는 사람이 쉽게 편하게 경쾌하게 읽을 수 있는 쪽은 아무래도 아래 글일 것입니다.
<카피책>, 정철 - 밀리의 서재
카피는 웅변이 아니라 대화
카피는 주장이 아니라 공감
카피는 강요가 아니라 설득
이 또한 지나가리라
〈지우개〉라는 글을 소개합니다. 찬찬히 읽어 보십시오. 잠실종합운동장 한가운데서 웅변하는 느낌으로 쓴 글인지, 조용한 찻집에서 그녀의 눈을 보며 쓴 글인지.
text 연필 있으세요? 지금 가장 싫어하는 사람의 이름을 쓰세요. 쓰셨나요? 이제 연필을 내려놓고 지우개를 드세요. 지우개로 방금 쓴 이름을 지우세요. 깨끗이. 지우개 똥은 훅 불어 날려 버리세요. 다시 연필을 드세요. 이번엔 5년 전쯤 가장 싫어했던 사람의 이름을 쓰세요. 쓰셨나요? 조금 전 지운 이름과 같은 이름인가요? 아마 다른 이름일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시간이 지우개입니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 하는 얘기입니다. 글은 이렇게 자근자근 써야 합니다. 상대와 눈을 맞추며 대화하듯 써야 합니다. 나 혼자 주장하는 게 아니라 내 앞에 앉은 사람에게 묻고 동의를 구하며 이야기를 풀어 가야 합니다. 상대가 일방적인 청자가 아니라는 느낌, 대화에 자신도 참여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도록 써야 합니다.
여러분 같은 복수보다 당신이나 너 같은 단수를 쓰는 게 나을 것입니다. 그래야 다른 누구도 아닌 바로 나에게 하는 말로 들립니다.
<카피책>, 정철 - 밀리의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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