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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노트

흙을 먹여 살리는 생명체들의 이야기, 책<흙을 살리는 위대한 생명들>

by 이야기캐는광부 2011. 7.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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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실은 이들의 삶을 딛고 서 있는 것이다.

바로 땅속에서 살아가면서 흙을 비옥하게 만들어주는 다음 생명체들의 삶을 말이다. 내가 무심코 걷고있는 땅, 그리고 발바닥 아래에는 수많은 생명체들이 치열하게 살아가고 있다.


돌좀과 좀, 집게 벌레, 바퀴, 곱등이, 땅강아지, 메뚜기, 흰개미, 총채벌레, 딱부리긴노린재, 땅노린재, 진딧물, 뿌리혹벌레, 깍지벌레,매미와 리피케리드딱정벌레, 길앞잡이, 개미사돈, 이끼벌레, 고목둥근벌레, 프틸로닥틸리드딱정벌레, 발광벌레, 병대벌레, 쇠똥구리, 송장벌레, 무늬송장벌레, 풍뎅이붙이, 벗섯살이 벌레, 밑들이 등등.

 

흙속에서 살아가는 위대한 생명체들의 이름이다. 거의 처음 들어 본 낯선 이름이었다.
역사를 움직인 위대한 위인들의 이름만 알았지, 정작 이들의 이름은 모르고 있었다.
역사는 기억해주지 않을지언정, 땅을 비옥하게 만들어주는 이들의 노고를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이들의 삶때문에 흙속에는 영양가가 풍부해지고, 그 위에 나무와 꽃을 비롯한 수많은 식물들이 살아갈 수 있다.

▲ '톡토기'라는 이름을 가진 생명체. 책을 통해 난생 처음 만난 녀석이다.

이 자리를 빌어 감사하다.  그들의 삶으로 흙에는 영양가가 더 풍부해졌고, 그 흙을 딛고 자라난 풍부한 채소들을 내가 먹을 수 있으므로. 이 책은 나에게 이것을 깨닫게 해주었다.

제임스 B.나르디의 책<흙을 살리는 자연의 위대한 생명들>. 과학교양서적을 즐겨 읽을 때마다 세상엔 연구해볼만한 가치있는 분야가 정말 많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리고 이 세상엔 우리가 모르는 소중한 생명체들이 많다는 걸 다시 깨닫는다. 
 

흙이 1센티미터 쌓이려면 넉넉잡아 400년 정도 걸리고, 적게 잡아도 200년은 걸린다. 겨우 1센티미터의 흙이 말이다.
완벽한 흙은 무기물 세계와 유기물 세계가 결혼한 것을 뜻한다. 이것은 행복한 결혼이다. 각자의 특성은 둘이 함께 있을 때 더 빛을 발한다. 무기물은 암석이 부서져 생기고, 유기물은 동물과 식물이 분해되어 생긴다.
- p9 -


무기물과 유기물의 결혼으로 완벽한 흙이 만들어진다는 저자의 비유가 좋다.  책속에 나오는 흙을 살리는 자연의 위대한 생명들의 역할은 바로 동물과 식물들을 분해해 건강한 흙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흙속에서 살아가는 생명체들중에 내 눈길을 끈 것은 완보동물이었다. 인간들이 이런 생명체가 있다는 사실을 안지 200년밖에 안되었다고 한다. 이 녀석은 거의 완전히 탈수된 상태로 100도를 넘는 고온과 영하 130도를 훨씬 밑도는 저온에서도 살아 남는다고 한다.

▲ 완보동물의 모습. 어떻게 보면 꽤 귀엽다.

박물관의 건조된 이끼 표본에 있던 완보동물이 120년만에 잠에서 깨어난 사례도 있단다.


이 녀석의 삶에 대한 애착과 생명의 끈질김은 인간 못지 않다. 어떤 면에서는 인간보다 더 뛰어난 생존력을 가지고 있다. 지구에는 인간만이 살고 있지 않다는 것을 새삼스레 깨닫는다.


이 책은 
우리가 발을 딛고 서 있는 흙속 생명체들의 수많은 삶을 존중하게 만들어준다. 이것만으로 충분히 읽어볼만한 가치가 있는 책이다. 


그리고 지렁이에 대한 새로운 사실을 알았다. 언뜻 보면 비슷해 보이는 지렁이들도 그 종류가 수십가지라는 사실을 말이다. 
위 사진을 보면 모두 같은 종이 아닐까하는 착각이 든다. 하지만 머리와 환대(몸중에서 마디가 넓은 부분)사이에 있는 마디의 개수에 따라 종을 구분짓는다고 한다. 일일이 마디를 세고 있을 수는 없지만, 생명체들의 다양한 모습에 놀라고야 말았다. 

평소에 땅 위를 걷는 사람들만 만날 것이 아니라. 땅 속을 걷고(?)있는 생명체들과 만나보는 건 어떨까?
책<흙을 살리는 자연의 위대한 생명들>이라면 그 만남을 쉽게 이룰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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