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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텔링연구/스토리텔링노하우

브레인속 인물들, 인간은 외로우면서 연약한 존재라는 걸 깨우쳐준다

by 이야기캐는광부 2012. 1.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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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하균



20세기 최고의 영적스승이라고 불리는 오쇼 라즈니쉬는 이런 말을 했다.
'어느 누구도 그대의 공허감을 채워 줄 수 없다. 자신의 공허감과 조우(遭遇)해야 한다. 그걸 안고 살아가면서 받아들여야 한다'고.  KBS 월화드라마 '브레인'속 인물들을 보며, 저마다 간직하고 있는, 채워지지 않는 공허함을 발견한다. 또 그 공허함을 채우기 위해 저마다 고군분투하고 있는 모습이 안쓰럽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공허함을 품고 있다..쉽게 채워지지 않는...

 
병원에 있는 이강훈(신하균 분)이 채우려고 하는 건 아직 윤지혜(최정원 분)와의 사랑보다 '최고의 의사'라는 명예인 것 같다. 서준석 교수(조동혁 분)가 텅빈 가슴을 채우고자 하는 건 '윤지혜의 사랑'이고, 첫사랑을 완전히 잊지 못하는 수간호사 은숙(임지은 분)에게 필요한 건 '또 다른 사랑 받아들일 수 있는 용기'인 것 같다. 

고재학 과장의 마음을 채울 수 있는 건 병원장까지 내다볼 수 있는 '권력'일테고...



또 죽어가는 환자들의 가슴엔 '희망'이, 환자들의 가족에겐 병을 치료할 수 있는 '돈'과 더불어 '희망'이 필요할 것이다. 죄책감에 시달리며 선과 악사이에서 번뇌하는 김상철 교수(정진영 분)에게 필요한 건 강훈의 '따뜻한 용서'가 아닐까. 이것들이 채워지지 않을 때, 저마다의 마음은 미치도록 공허해질 것이다.


그런 채워지지 않는 '공허함'속에는 인간의 '외로움'과 '연약함'이 있는 것 같다.
브레인속 인물들, 저마다의 공허함을 들여다보며 그 안에 '외로움'과 '나약함'을 발견하고야 만다. 가슴이 텅비어있는듯한 느낌은 주변이 텅비어 있는 외로움과 비슷하다. 또 공허할 때 사람은 괜시리 우울하고, 소주한잔 기울이고 싶지 않던가..

인간은 알고보면 한없이 연약한 존재다...


브레인속 인물들도 저마다 인간은 연약한 존재라는 걸 보여주고 있다.

신하균


12화에서 
찔러도 피한방울 나지 않을 것 같은 이강훈(신하균 분)도 어머니의 암투병앞에서는 무너져 내렸다. 어머니의 생명을 붙잡기 위해 김상철 교수 앞에서 '수술해달라'며 절규했다.

장유진


17화에서 시종일관 당찬 모습이었던 장유진(김수현 분)도 자신의 숨겨둔 딸이 뇌수술을 하게 되었을때는 슬픔을 억누를 수 없었다. 그때는 예쁘고 돈많은 여자가 아닌. 자식의 아픔을 함께 아파할 수밖에 없는 여린 어머니였다.


김상철교수



늘 웃고다니며 천사표 의사였던 김상철(정진영 분)도 강훈의 아버지를 죽게했다는 죄책감때문에 괴로워하고, 결국 자기안의 악한 본성과 마주하며 고통스러워했다. 강해보이는 사람도, 늘 당차보이는 여자도, 늘 웃고 다니던 사람도 그 안엔 그들을 언제 쓰러지게 할지 모르는 '연약함'이 자리잡고 있다.

강훈엄마


언제든 상처입을 수 있는 가녀린 영혼이 웅크리고 있다. 누군가 당장이라도 보듬어주고 일으켜세워주지 않으면 그대로 쓰러져 버릴 수 있는.


그건 이 글을 쓰는 나도, 이 글을 읽는 사람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인간은 또 한없이 외로운 존재다



브레인속 인물들은 또 인간은 외로운 존재라는 걸 보여주고 있다.

환하게 웃고 있는 사람도 그 안에는 외로움이 자리잡고 있다. 이때는 그 사람의 외로움이 잘 보이지 않는다. 그럴때 그 사람은 오로지 혼자 그 고독을 감내해간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고독을 남에게 들키고 싶지 않다. 들키는 순간 한없이 '나'라는 존재는 작아지기 때문이다.


서준석교수


간호사들사이에서 이강훈과 비교되며 성격좋은 의사로 불리는 서준석 교수(조동혁 분). 병원사람들이 그의 외로움을 발견하기란 쉽지 않다. 평소에는 늘 환한 미소를 짓고 다니며 사람들에게 좋은 인상을 풍겼기 때문이다. 하지만 서교수는 많이 외로울 것이다. 자신이 맡은 환자의 죽음때문에 생긴 죄의식이 그를 괴롭게하고, 그 괴로움을 홀로 감내하고 있으니 말이다.

윤지혜


그가 사랑하는 윤지혜에게 마음을 위로받고 싶을지 모르지만, 윤지혜는 그를 사랑하지 않는다. 가까이있는 강훈에게 소주한잔하며 위로받으면 좋겠지만, 이강훈에게만은 절대로 약한 모습을 보이고 싶지도 않을 것 같다. 결국 마음을 툭 터놓을 상대없는 서준석 교수는 이 순간 누구보다도 외롭지 않을까. 

동승만


이강훈을 믿고 따랐지만 한때 배신했던 전공의 동승만도 지금은 고독할 것이다. 17화에서 이강훈에게 다시 인정받으려고 애쓰는 모습이 안쓰럽다. 노력을 하고 있지만 쉽지 않다. 인간은 자기를 인정해주고 북돋워 주는 사람이 있을때 외롭지 않다. 이강훈이 승만에겐 바로 그런 사람일텐데 말이다.

'자기를 좋아하는 사람도, 필요로 하는 사람도 없다고 느낄 때 오는 고독감은 가난 중의 가난이다'이라고 말한 테레사 수녀. 좋은 집안에데 가진 것이 많은 서준석 교수도 지금 이 순간만큼은 가난하고, 자신을 필요로 하는 사람이 없을까봐 두려워하는 승만도 가난한 상태가 아닐런지..


결국 인간은 서로가 서로를 보듬어 줘야 하는 존재


브레인속 인물들과 우리 또한 다르지 않다. 우리도 또한 살면서 공허한 가슴을 억누르지 못할 때가 있고, 외로움에 몸부림칠 때가 있다. 또 한없이 연약해지고 나약해지는 자신과 마주할 때가 있다. 그럴때 필요한 건 이것이다.

따뜻한 말 한마디. 따뜻한 포옹. 등 토닥여주기. 힘내라고 응원하기. 서로의 고민을 들어주기, 진정한 친구가 되어 주는 것 등등.

물론 쉽지 않다. 사람은 공허함, 외로움, 연약함을 남에게 잘 내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처음엔 도움의 손길을 뻗치지 않고 혼자 극복해보려고 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발버둥친다. 그럴 땐 서로가 서로를 보듬고 일으켜 세워주면 어떨까. 


강훈엄마


 

돌아서면 눈에 아른 거리는 것은....

군대에 가던 날 그동안 한번 제대로 안아드리지 못한 부모님의 뒷모습... 
그때 한바탕 다투고  서로 퉁명스럽게 돌아선 연인의 뒷모습... 
힘들어하는 친구를 돌려 보낼때, 축쳐져있던 그 친구의 뒷모습...등등...

많지만...

우리는 쉽게 서로가 서로를 보듬어 주지 못한다.
퉁명스럽게 말하고, 흠집내고, 상처를 주고, 시기하고, 짓밟고 올라서려 할 때는 많지만...

아니면 저마다 자기자신의 고독과.. 아픔과 홀로 싸우고 있거나. 
그래서 누군가의 따뜻한 관심과 격려 그리고 사랑을 기다리고 있거나. 

옆에 있는 사람의 얼굴을 자세히 들여다 보라.
겉으로는 환하게 웃고있지만, 그안에 슬픔이, 지독한 슬픔과 고통 그리고 외로움이 애써 웃고있는 건 아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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